"Good morning ******!"
내가 다니는 수영장 입구 카운터에는 오지(Aussie: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의 속칭) 호호 할머니(내가 붙인 별칭)가 있다. 적게 잡아도 칠순은 넘어 보이는 나이임에도 활기가 넘친다. 그녀는 이른 아침 내가 수영장에 입장할 때마다 항상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 다른 직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이다. 물론 다른 직원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친절하고 상냥하다. 그녀가 유난히 더 애살이 많아서 사람들로 하여금 미소 짓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녀는 내가 다가가면 돋보기안경을 내리고 치켜뜬 눈동자로 나를 확인하고는 입을 환하게 벌리고 나의 이름과 함께 아침인사를 한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응시하며 나의 멤버십과 Covid QR코드 체크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는 다시 미소와 함께 " thank you Darling! Enjoy!" 외친다. 그녀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든다. 항상 그녀에게 감사하다.
미소는 중요하다. 여기 호주에 온 이후 느낀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는 이곳에서는 아이컨텍과 미소가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쳐도 운전 중에 맞은편 운전자와 눈이 마주쳐도 서로의 눈빛과 미소로 의사를 전달(호주는 신호가 없는 원형 교차로가 많아 서로 눈빛 신호 교환이 중요하다)하고 적의가 없음을 나타낸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는 그런 상황이 어색해 한국에서 처럼 눈빛을 피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나만 이상한가 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역시 환경이 사람이 행동과 생각 바꾼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나도 첨차 그들와 어색한 눈맞춤과 미소로 맞대응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제법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고 How are you도 날려준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은 왠지 거북스럽고 불쾌하다고 생각한다. 괜한 시비라도 걸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서로 불편하다. 아이컨텍과 미소가 없는 문화가 결국 지금의 냉혹하고 차가운 한국을 만든 것이 아닐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로 사람들의 미소는 마스크 뒤로 감춰졌다. 사람 간의 거리는 갈수록 멀어지고 온정은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오늘따라 할머니의 미소가 더 반갑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Thanks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