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가사에 관한 댓글

이문열의 [선택] 필사를 읽고

by 글짓는 목수

오늘 한국에 있는 지인이 올린 글을 읽었다. 사실 그분과의 친분은 그다지 크진 않다. 한국에 있을때 잠시 다녔던 독서토론 동호회에서 알게 된 분이다. 당시 출국을 결심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조금씩 정리해 나가던 시기라 동호회 사람들과 친분을 다지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분은 당시 내가 갓 시작한 블로그에 자주 찾아와 부족한 나의 글을 읽고 많은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내가 한국에 없는 줄도 모르고 왜 동호회에 안나오냐며 묻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많은 힘이 되어서 이곳에서도 계속 글을 쓸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 분도 시간이 좀 지나자 블로그를 시작하셨다. 나이가 적지 않은 분이시라 블로그가 다소 생소하고 어색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분의 블로그 시작은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그 분은 이틀이 멀다 하고 서평을 올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독서량에 글쓰기까지 전업 작가도 쉽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찾는 이가 많지 않기에 수익창출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 읽고 쓴다.


블로그를 먼저 시작한 나였지만 그 분을 활동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부끄러워진다. 그 분이 나도 독서와 글쓰기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2년이 흘렀다. 그의 글쓰기는 이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라선 것이 보인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그의 블로그 글들을 자주 읽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그의 블로그를 찾을 때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너무 많이 올라온 글 때문에...


오늘은 그가 이문열의 [선택]을 필사한 글을 읽고 장문의 댓글을 남겼다. 그가 올린 서평이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필사 원문: https://blog.naver.com/arum770/222286888062



<나의 댓글>


원 테이크로 써내려간 문장들을 쉼 없이 순식간에 읽어내려 가네요. 대단하십니다. 필사인가요? 본인이 쓰신 글인가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이문열 하면 삼국지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생각나네요 이문열의 삼국지 시리즈는 그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시절 삼국지에 빠져 허우적댈때 그의 책은 마치 삼국지의 교과서처럼 팔려나갔던 기억이... ㅎㅎㅎ


[선택] 다소 생소한 책임에도 안에 담긴 내용은 생소하지 않네요


<여성의 자기 성취에서는 가정에서의 성취가 제외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가슴깊이 와닿네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은 금전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만 가치를 두죠. 육아와 가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전적인 대가와 사회적 존중이 따르지 않는다고 무시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행태이죠. 제가 있는 이곳은 임산부가 최우선이고 아이와 여성이 가장 보호받는 곳입니다. 그것 때문에 남자들이 좀 불쌍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산소의 소중함은 없어져 봐야 알죠, 지금 한국에서 아이들의 울음이 사라지고 인구가 줄어드니 이제야 깨닫는 형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육아와 가사에 금전적 사회적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가장 고귀하고 당연한 일임에도 스스로 그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에 비혼과 저출산등의 현상을 우려해서 육아와 가사에 대한 금전적 가치를 계산해서 보여주는 뉴스를 봤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더군요. 좀 더 써도 되는데...


사회의 기본을 이루는 가정의 온전함은 여성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여성 스스로가 그것에 가치를 낮춰버리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물론 과거 남성들이 “여편네가 집에서 밥이나 하지”, “집에서 하는 일도 없으면서 논다는 둥” 요즘 돌아다니는 맘충이니 뭐니 하는 말들은 결국 자기 얼굴에 침뱉는 형국이죠.


돈의 가치에만 집중한 사회가 남녀에게 돈 보다 더 중요한 가치의 잊게 만들어 버린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드네요. 97년도 출간작인데... 저 때부터 저런 고민이 있었다는게 놀랍네요


간만에 토박이님의 글에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같이 글을 읽고 쓰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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