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마음

하버브리지를 건너며

by 글짓는 목수


오늘 간만에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를 건넜다. 시커멓고 웅장한 철골 구조물 밑을 지나갈 때면 동공이 확장되고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른다. 옆으로는 하얀 오페라 하우스가 눈에 들어온다.시드니에 온 후로 수도 없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봤지만 볼때 마다 느끼지만 항상 설레고 새롭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런걸 보면 난 아직 여행 중인거 같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처럼 여행은 두려움과 고난도 함께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고생인건가? ㅋㅋ


우리가 알고 있는 travel(여행)은 고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travail은 고생, 고역을 의미하며 in travail이라고 하면 '산고로 몸부림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중에서 -


농업혁명 이전 원시 인류는 먹이를 찾아 항상 여행해야만 했다. 여행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수렵과 채집으로 항상 걷고 뛰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물론 더 상위 포식자들을 피해 뛰어야 할 때도 많았을 것이다. 인류는 다른 영장류와는 다르게 계속 걸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다른 영장류(원숭이, 고릴라등)들은 하루종이 나무에서 자고 먹고 해도 성인병이나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지만 인간이 그렇게 한다면 비만과 각종 성인병에 몸이 망가진다.


인간의 유전자는 계속 움직여야만 살아남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가끔씩 일상에서 탈출해 여행을 떠나려 하고 사냥대신 매일 러닝머신 위에서 다람쥐 처럼 제자리 뛰기를 하며 땀흘리는 이유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농업혁명이 인류의 가장 큰 사기라고 얘기한다. 농업혁명으로 한 곳에 정착하며 한가지 곡물을 주식으로 섭취하며 인간은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잉여생산물(농작물)로 인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지구의 위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계속 여행하지 않는 인간이 결국 재앙을 몰고 온 것이다.


인생은 여행과 같다. 고난과 역경도 있지만 설레고 새로운 일들도 기다리고 있다. 인생이 살아볼만한 이유이다. 하지만 안주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인생은 더 큰 위기와 봉착하게 된다. 인간은 항상 안정된 삶을 꿈꾸지만 안정은 곧 위기가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여행의 설램과 새로움 사라지고 삶의 무게가 조금씩 어깨를 짓누른다. 쌓아둔 짐을 버리지 못한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주저 앉게 된다.


우리는 항상 여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하는 이유이다.


여행하는 마음가짐을 주심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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