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 시즌 2-41 (추가개정판)
"녀보세요"
"你在干嘛?”(너 뭐 해?)
“咦!你是谁呀?”(응? 누구세요?)
“是你的上帝啊~”(너의 하나님이다~)
“放屁呀你!少来! 아저씨!” (웃기시네, 아저씨 적당히 해요 좀...)
“厉害厉害”(오 대단하군)
“你哪儿知道我的手机号码?”(내 핸드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我是上帝嘛都知道, 嘎嘎”(하나님은 모든 걸 다 알지 ㅋㅋ)
“别拿我开心好不好, 我没心情跟你玩”(장난치지 마요, 그럴 기분 아니거든요)
“出来!”(나와라!)
안에스더에게 띠아오챤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이런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다. 불편한 관계는 회사에서만으로 충분하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불편한 이해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이외의 시간까지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다. 얼마 되지 않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에 불편한 사람을 들여놓고 싶지 않다. 그녀는 아직 그런 관계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이럴 땐 내가 먼저 손을 써야 한다. 개선이 가능한지 아닌지 손을 써봐야 알 수 있다. 되도록이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한참이나 어린 아이를 피해 다녀야 하는 굴욕은 피하고 싶다.
"왜요?"
"我有话跟你话说”(할 말이 있어)
“那现在就说嘛!”(하세욧!)
“还有个东西给你,见个面聊吧”(뭐 줄 것도 있으니 만나서 얘기하자)
“什么东西呀?”(뭔데요?)
“你没有什么丢的吗?看来有点贵啊”(잊어버린 거 없어?, 비싸 보이던데… 큭큭)
“咦! 我的鞋?!”(앗! 내 구두?!)
“哎呀~见个面说嘛!顺便请您吃一顿饭,正好你住的地方和我家不远”
(뭘 그렇게 혼비백산 도망가냐? 나와! 만나자! 밥도 한 끼 하고, 오빠가 살게, 마침 너의 집 우리 집에서 가깝더라)
"你为什么请我吃饭啊?” (왜 밥을 살려는 건데요?)
“我是长辈嘛, 长辈请小辈请个饭是一种韩国的传统美德” (어른이 손아랫사람에게 밥 사는 건 한국의 전통미덕이야)
”屁~我知道你心里有鬼 "(웃기시네, 당신 능구렁이 속을 모를까 봐)
“什么意思?”(무슨 말이야?)
“你也想跟我上床,是不是?”(당신도 나랑 자고 싶지?)
“헐! 算了! 你自己上床睡吧! 那我挂了!”(헐! 됐다! 너 혼자 자라! 끊는다!)
“稍等! 那你。。 请我喝酒吧”(자… 잠깐! 그럼... 술 사요)
“술? 我们新上帝的呀!喝酒嘛。。”(술?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데... 술은 좀...)
“又来了! 那算了!” (또 시작이네! 그럼 됐어욧!)
“好吧好吧"(오케 오케)
그녀와 대학가 앞 삼겹살 집에 앉았다. 그녀는 루이뷔통 브랜드 로고가 적힌 티셔츠에 펑퍼짐한 파자마, 그리고 삼디다스 슬리퍼를 끌고 나타났다. 상의와 하의 빈부격차가 크다. 이것도 양극화 패션인가. 흰 셔츠에 넥타이를 졸라멘 샐러리맨과 같이 앉은 앳된 여대생의 모습은 주변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你把我的鞋拿出来!”(구두 내놔요!)
“别着急嘛。给你。可作为一个学生,怎么会穿这种名牌高跟鞋呢?”(아따 급하긴, 옛다. 학생이 무슨 이런 명품 구두냐?)
“少管闲事”(칫! 남이사~)
그녀는 내가 가방에서 빨간 명품 구두를 한 짝을 꺼내기가 무섭게 낚아챈다. 요리조리 구두 상태를 확인하고는 자신의 가방 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녀는 메뉴판을 집어 들더니 자신이 먹고 싶은 것들을 주문한다. 그리고 메뉴판을 나에게 던지듯이 건넨다.
"아저씨도 고라요!"
"어... 어! 난 그냥 너 먹는 거 같이 먹을게"
"好吧!”(그래요 그럼)
그녀는 소주잔과 맥주잔을 나란히 앞에 놓는다. 반쯤 채운 맥주잔에 소주가 가득 담긴 잔을 투하한다. 나는 팔짱을 낀 채 한쪽 입고리를 올리고 지켜본다. 그녀는 폭잔주를 한잔 들이켜고는 나를 쳐다본다.
"你要吗?”(마실래요?)
“给我! 我来吧!”(이리줘봐! 내가 할게!)
나는 그녀 앞의 잔을 가져와 내 앞에 놓는다. 맥주잔에 소주를 1/3 정도 붓고는 맥주병을 현란하게 흔들어 댄다. 강력한 압력으로 팽창된 맥주가 엄지 손가락의 틈새로 폭발하듯 맥주잔 안으로 분사된다. 나는 하얀 맥주 거품과 잘 믹스된 폭탄주를 한 번에 들이켰다. 그녀는 그 일련의 과정을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지켜본다.
"캬~ 이 맛이지! 니 건 不好喝~”(맛없어)
나는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좌우로 흔들며 말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잔을 전과 동일하게 만들어 그녀 앞에 갖다 놓는다.
“자~ 마셔봐!”
그녀는 나의 행동에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주변에 앉아 있던 대학생들도 나의 폭탄주 제조 장면을 신기한 듯 쳐다본다. 걔중에는 그 모습을 몰래 카메라에 담는 사람도 있다. 나의 이런 행동에 그녀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술로 상대할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은 듯 보인다. 할 말을 잃은 듯 불판 위의 고기로 시선을 돌리고는 흡입하기 시작한다.
"그날 왜 도망쳤냐?"
"我哪儿..."(내가 언제...)
빠르게 움직이던 그녀의 젓가락이 멈추고 입으로 가져가려던 고깃덩이가 젓가락에서 미끄러져 다시 불판 위로 떨어진다.
"도망은 내가 가야지"
"..."
"그런데 일하는 여자보다 그런데 오는 놈이 더 나쁜 거야"
"..."
그녀의 까칠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의아한 표정으로 조용히 나를 쳐다본다. 나는 소주잔을 채워 한잔 마시고는 불판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한 점 집어 들어 종지그릇에 담아 막장에 푹 집어넣었다 꺼내어 입안으로 집어 넣는다. 삼겹살의 뜨끈한 육즙과 막장의 달콤 짭짤함이 섞여 씁쓸한 소주가 지나간 식도를 달래준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는 것이다. 세상은 나쁜 수요는 통제하지 못하면서 나쁜 공급을 탓한다. 성욕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꽤 괜찮은 수요이다. 절대 사라지지 않는 수요이다. 그렇기에 성은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인류가 생겨나고 성매매가 사라진 적은 없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욕구의 빠르고 효율적인 충족을 추구하며 발전해 온 동물이다. 성욕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성은 파는 자나 사는 자나 나쁘기는 매 한 가지다. 그런데 사는 자는 당당하고 파는 자는 왜 숨기는 것일까? 자본주의는 돈을 가진 자 수요자에겐 관대하다. 우리는 돈을 가진 자에게 모든 것을 판다. 돈을 가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몸도 마음도... 그리고 영혼까지도...
정신적 사랑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육체적 쾌락을 돈으로 쉽게 얻을 수 있기에 사랑은 생략된다.
"전대리님! 얘기 들었어요?"
"뭘 말이에요?"
"S오토텍 완성차한테 강제 CR(Cost Reduction:원가 절감) 100억 때려 맞았다던데요"
"헐! 정말요?"
출근길에 만난 국내영업팀 여중고 사원에게서 또 핫한 뉴스를 전해 들었다. 여중고 사원은 신인 공채 연수기간 때 사원 대표로 활동하면서 전 부서에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놨다. 그를 통해 들어오는 고급 정보들이 많다. 선임들로부터 적지 않은 귀여움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한국 자동차에 차체 프레임을 납품하는 S오토텍 사건이 자동차 업계에 큰 이슈로 떠올랐다. S오토텍은 차체 프레임을 제작하는 협력사로 한국 자동차와는 오랜 세월을 같이 해온 비즈니스 파트너이다. 한국 자동차의 성장과 더불어 회사의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자동차의 품질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성이다. 아무리 멋있고 성능 좋은 차라도 안전성이 떨어진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자동차는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이기에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차량 안정성에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차량의 안정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차체 프레임이다. 차체 프레임을 어떻게 설계하고 제작하느냐에 따라 운전자와 승객들의 생명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차체는 자동차 중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연비와 직결된다. 프레임을 강하면서 가볍게 하는 것이 자체 설계의 관건이다.
당시 세계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연비 개선은 모든 완성차 업체의 1순위 목표가 되었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 경량화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럭셔리 자동차를 타는 부자들이야 기름값을 신경 쓸리 없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유류비의 상승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연비가 떨어지는 차는 소비자들에게 냉정하게 외면받는다. 당시 일본의 자동차 회사는 우수한 연비와 안정성으로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던 반면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S오토텍의 자체 설계 능력을 인정받아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러브콜이 오면서 고객 다각화를 통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 거듭나려 하고 있었다. 문제는 S오토텍도 DG오토모티브처럼 한국 자동차와는 어떠한 지분관계나 혈연관계가 섞이지 않은 회사였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는 그런 협력사의 성장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 만무하다. S오토텍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성장하자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S오토텍 원가 영업 담당자가 계산서에 장난을 쳤다네요"
"진짜?"
"차체 제작에 없는 공정 비용을 몇 년 동안 계산서에 청구했다는데요"
"그럴 리가? 자체(프레스) 공정 원가 표준이 있는데 어떻게 속여요?"
"듣기로는 매년 자체 원가 표준을 개정하는데, 표준 개정 시행사가 S오토텍이었데요 그런데 공정 감사 때마다 없는 공정을 시현(示現)해서 원가 표준에 계속 반영했다는 거예요"
"헐... 우리 베이스 코팅(Base Coating)이랑 좀 비슷한 케이스 같은데... 뭐 지네들이 자체 공정개선이나 기술개발로 공정을 줄였겠죠"
"그니까요... 괜한 불똥이 우리한테도 튀는 거 아닌가 걱정이네요"
이해하기 힘들지만 완성차 만드는 원가 표준은 자동차 업계의 기술개발과 공정 개선을 반영해서 해마다 개정되고 개정된 원가 표준으로 제품 가격이 책정된다. 문제는 이 원가 표준은 몇 개의 대표 협력사에서 공정 실사(實査)와 제공된 각종 기술 자료 등을 토대로 완성차 설계원가팀에서 개정하고 배포한다는 것이다.
완성차도 수만 가지 부품 협력사의 공정을 세세히 들여다보기 힘들다. 주요 공정별로 구분하고 대표 회사를 선정해 그 회사를 기준으로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표준 개정의 토대가 되는 회사가 실사와 자료 제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원가 표준 개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S오토텍은 그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것이 악의적인 것이었는지 아니면 양사 간 무언의 약속이었는지는 속사정을 들여다봐야겠지만 완성차와 협력사 간에는 알 수 없는 비밀들이 많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괘씸한 노릇인 줄 모르지만 뜯어보며 실상은 그 반대이다. 협력사에서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이나 자체 공정 개선 등의 노력을 통해 절감된 비용을 고객사가 가져가 버리려 하니 협력사는 공정 개선이나 기술개발에 대해 함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자동차 협력사들은 완성차의 원가 관련 담당자들이 공장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한다. 그들이 개선된 공정들을 확인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개정된 원가 표준에 반영되어 관련된 부품을 만드는 모든 협력사는 절감된 비용을 단가에서 인하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협력사들은 해마다 완성차 원가 담당자들의 방문 때마다 공정 개선 전 상황으로 돌려놓는 생쇼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단가 인하를 시기를 늦춰야만 직원들 월급도 올려주고 보너스라도 줄 수 있는 것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성과급 잔치를 하는 대기업을 볼 때면 중소기업에 일하는 직원들은 위화감(違和感)을 느낄 수밖에 없다.
"S오토텍도 참 완성차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다 크게 된통 당하는 구만"
"뭐 그래도 S오토텍니까 버티지, 다른데였음 이미 못 버티고 나가떨어졌을걸..."
"그렇죠... 그나저나 그 사건으로 아마 또 전 협력사 제품 원가 검열이 뜰 거 같은 분위긴데요"
"아놔! 램프도 걸려면 걸릴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쩝..."
빌미나 죄명은 씌우기 나름이다. 사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업계는 단일 고객의 파워가 너무 강하다. 눈 밖에 나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 하지만 외국계(글로벌) 부품 협력사들의 상황은 좀 다르다. 그들은 내부 원가자료를 왜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 자동차도 국산화되지 않은 혹은 기술력이 떨어지는 부품에 한해서는 외국계 회사의 부품을 쓰고 있지만 그런 글로벌 부품사들에게는 국내 협력사에게 하는 원가 표준이나 강제 CR이니 하는 것들은 말도 꺼내지 못한다. 물론 한국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그들도 조금씩 눈치를 보긴 하지만 국내 협력사에 비하면 파라다이스다. 고객은 키워주기도 하지만 너무 크면 밟는 법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 과거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중국 경제의 급부상을 진두지휘했던 덩샤오핑(鄧小平)의 말이 떠오른다. 커져도 티 내면 안 된다. 홀로 설 수 있는 그날까지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길러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