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썰
숫자쟁이들에게 디테일은 원가만 잡아먹는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디테일의 차이에 따라 고객 충성도와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내가 거의 컴맹임에도 불구하고 레노버 노트북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들이 사용하는 부품, 작은 나사 하나까지의 품질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짭과 오라지 날을 구분하는 것도 디테일인데 지식이 얕고 겉모습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알 수 없다.
얼마 전 쉘비 코브라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한국에 몇 대가 있고(내가 확인한 것만 4대 정도) 누가 얼마짜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안타깝게도 내가 확인한 바로는 국내에 정품 내지는 오리지널 코브라는 없다.
어딘가 숨어있을지 몰라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또한 코브라의 판매 조건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국내 오리지널 코브라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소유자들 수준이 겉모습만 생각하고 차를 구입해 코브라로 인정받는 요소 등을 전혀 모르고 있다.
조악한 수준의 레플리카를 마치 오리지널인 것처럼 자랑하고 그걸 비싸게 구입한 얘기를 들어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근에는 더 개러지 토크쇼 요청이 많다.
큰 준비는 늘 대기 상태인데 작은 부분이 아직 미해결이라 망설이는 중이다.
이것도 나름의 디테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혹자에게는 고집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는 대중적인 콘텐츠나 인터넷 뒤지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의 디테일을 이해하고 그 부분이 유튜브나 인터넷에 가득한 자칭 전문가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는 사람을 위한 콘텐츠다.
암턴 작금의 삼성전자와 보잉, 과거의 GM을 비롯한 거대 기술기업들이 망하는 데는 숫자쟁이들의 역할이 크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경영합리화와 이익극대화라는 경제논리 하에 메이커의 철학이나 기술자들의 곤조 따위는 무시될 때가 많다.
그러나 그 곤조와 철학이 경제논리에 의해 무너지기 시작하면 신뢰도 역시 같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숫자쟁이나 마케팅쟁이한테 이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이들은 경제논리에 의해 움직일 뿐 제품의 품질이나 철학보다 단가가 얼마고 얼마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만 중요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