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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밀리아 익스피리언스 UAE 2023(1)

밀레 밀리아

by 자칼 황욱익

아무도 관심 없겠지만 제가 가진 커리어 중에 한국 최초가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커리어 하이라이트는 한국인 최초 밀레 밀리아 완주자라는 기록 입니다.

96번 알파로메오 8C 컴페티치오네의 내비게이터로 컴템포러리 아이콘 클래스에 출전했습니다.

123대가 엔트리 했고 이중 65대의 차가 완주 했습니다.

저희는 종합 44위, 클래스 13위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참가자들은 유럽(이탈리아, 영국,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등)과 중동(UAE, 터키, 리비아, 요르단, 파키스탄, 인도 등등) 미국, 캐나다에서 왔습니다.

저는 이번 대회의 유일한 동양인이었습니다.

태국에서 온 팀이 있었는데 생김새는 제가 훨씬 동양인이라 다들 유일한 동양인이라고 했습니다.

완주 메달입니다.

알파 로메오 6c 1750 gs 에이프릴

단 한 대만 제작 1931년식 알파 로메오 6C 1750 GS 에이프릴 입니다.

이런 차랑 같이 달렸죠.


밀레 밀리아는 총 3개의 클래스가 있습니다.

1927년부터 1957년 사이에 밀레 밀리아 출전 기록이 있는 차가 출전하는 밀레 밀리아 클래스

1958년부터 1975년에 생산된 차 중에 밀레 밀리아와 혈통이 연결되거나 국제 클래식카 시장에서 클래식카로 인정되는 차가 출전하는 클래식 아이콘(카뷰레터 엔진)

197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차 중에 메이커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특별 버전, 혹은 밀레 밀리아 혈통이 이어지는 모델이 출전할 수 있는 컴템포러리 아이콘 입니다.

전통적으로 밀레 밀리아에서 가장 우승 횟수가 많은 메이커는 알파 로메오 입니다.

그래서 알파 로메오는 연식을 막론하고 밀레 밀리아 참가 프리패스 같은 느낌입니다.


참가 규정 자체가 많이 까다로워서 개조차는 거의 참가할 수 없죠.

출전 차도 참가자 본인의 차여야하며(국경을 넘는 구간이 있습니다) 엔트리 등록 후 2번의 인스펙션(밀레 밀리아 규정에 적합한지, 개조 사항은 없는지, 통관 및 자동차 서류 등등을 체크), 출발 전 인스펙션(최종 서류 확인 및 드라이버, 내비게이터 확인, 랠리 내비게이터 교육 이수, 드라이버 라이센스 확인, 기본 공구와 응급조치 키트 비치 등)을 통과해야 출발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밀레 밀리아는 1957년 알폰소 데 포르타고의 사고 이후(영화 페라리가 이 스토리 입니다) 누가 빨리 들어오느냐가 아닌 TSD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TSD 방식은 빨리 들어오는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들어와야 하는 방식으로(빨리 들어와도 패널티, 늦게 들어와도 패널티) 중간에 타임 트라이얼 챌린지, 애버리지 스피드 챌린지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두 가지 과제가 열리는 장소까지 찾아가는 게 정말 복잡하죠.

하루에 적게는 80개 많게는 100개가 넘는 항목과 과제 목표 기록을 드라이버에게 읽어 주는 게 내비게이터의 역할 입니다.

드라이버와 내비게이터 둘 다 참가차에 대한 기본 정비 지식과 밀레 밀리아 참가 드라이버 라이센스, 랠리 내비게이터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밀레 밀리아는 4일 동안 1,600km를 주행합니다.

제가 다녀 온 2023년 경기는 두바이에서 출발해 UAE내 7개 왕국을 전부 돌고 오만의 무순단까지 갔다가 아부다비로 골인하는 코스였습니다.

사막을 비롯해 평원, 들판, 해안도로, 산악도로, 고속도로 등등 정말 다양한 환경이 펼쳐 집니다.

더위와 습도와의 싸움입니다.

이 내용을 인터넷 자동차 전문 매체인 모터그래프에 연재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의 밀레 밀리아를 비롯해 미국의 밀레 밀리아 익스피리언스 플로리다, 일본의 밀레 밀리아 라 페스타, UAE의 밀레 밀리아 익스피리언스 UAE가 공식 밀레 밀리아이며 작년 중국의 밀레 밀리아 익스피리언스 차이나가 추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관심없겠지만 나름 대한민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큰 경험이었습니다.

제 기록은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기록을 관리하는 이탈리아 기록 관리원에 이름, 국적이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자칼투어 큐슈GT는 밀레 밀리아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6월과 12월 두 번 계획하고 있으며 자기차와 함께 큐슈의 아름다운 풍광과 온천을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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