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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브래드슈 Dec 23. 2015

2015년이 가기 전에 친구를 그리고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아침부터 조금 버거운 하루를 보내며

그래도 퇴근 후 친구들과의 송년회 생각에 힘을 내본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게 뭐라고 날짜 맞춰서 한 번 보는 것이 쉽지가 않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는 보자며 약속을 잡고 오늘의 야근은 내일로 미루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 나의 고등학교시절의 8할은 족히 함께 보냈을텐데 이제는 8번에 한 번 날짜 맞추기도 쉽지가 않다.



아침 출근길까지만해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써줘야지하고 생각했다가 정신없는 하루에 묻혀 깜빡 잊어버렸는데, 친구는 깜찍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내밀었다. 언제나 생각지 못한 선물은 즐겁다.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맛있는 시간이 흘렀다.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던 우리들이 지금은 같은 서울아래 모두 다른 길을 걷고 있네.


그런데 커피를 기다리며 무심코 던진 오늘 뭐했냐는 질문에 얼마 전 친구의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무거운 답변을 받았다. 아프다는 소식까지는 들었던터였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순간 울컥했다.


즐거운 송년회자리니까 다음에 얘기하려고 했다는 그녀, 그 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아직도 아플텐데. 슬픔은 나누면 배가 되고 기픔은 나누면 질투가 된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뭐가 그리 바쁘다고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했던 것이 가슴이 먹먹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죽음과 친구에 대한 많은 생각이 떠다녔다. 내 인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조용필님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노래가사처럼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올해 남은 기간동안 그리고 앞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려가야지, 안되면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그것도 어려울땐 메신저로 안부를 물어야지.




예전엔 단체문자라는 것이 참 성의없어보여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것도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라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서로 잘 살고 있다는 안부를 묻는 것이  필요한 나이. 크리스마스라는 연말이라는 핑계로 소중한 사람들과 안부를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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