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른일곱이라니...
서른이 넘으면서 나이를 잊고 산다.
나이 먹기 싫은 마음이 나이를 잊게 만드는 걸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걸까.
그래서 새롭게 만난 사람이 나이를 물으면,
내 나이를 헤아리기도 힘들뿐더러
그렇게 힘들게 헤아린 내 나이를
내 입으로 읊으며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나에게 서른일곱은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여섯과 일곱이 또 다르다.
서른일곱이 되니 서른여섯은 왠지 어린 느낌.
서른 중반이 지나고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내 나이가 누구 나이였지?'
'내가 이 회사 들어왔을 때 팀장님 나이가 지금 내 나이인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나보다 어렸다니...'
'그때 대리님이 애가 둘이었는데, 나보다 어렸어?'
이런 생각들...
그렇게 내 삶의 다른 차원에서의
서른일곱들을 찾아보며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내가 잘해나가고 있는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자라야 할지 생각해보는 거다.
믿을 수 없겠지만,
오늘이 벌써 1월 하고도 16일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어린 나의 이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내자.
서른일곱의 해피엔딩을 위해.
씨유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