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력 4190년 12월 24일
로그 #001 여자가 없는 지옥
우주력 4190년 12월 24일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을 영화로 찍었다면 어떤 제목으로 나왔을까? <미친 놈들>, <병신 같은 놈들>, <쓰레기 새끼들>. 아마 이런 제목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건 진짜 군대보다 더한 지옥이었다. 이 시대 인간들이 여기가 지옥이라는 걸 몰라서 그렇지.
사실 나도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다. 알고 있는 건, 눈을 떠보니 엄청 먼 미래에 와 있었다는 것. 그것도 우주력 4천년이다. 서기니 기원전이니 하는 건 완전히 잊혀진 세상에 와 있었다. 우리가 차를 타고 다녔듯이 여기 살아있는 대부분이 우주선을 타고 다녔다. 처음엔 별 세상에 왔다고 좋아했지.
하지만 여자가 없었다.
이 세상에는 여자가 없었다. 전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진짜 이런 미친 곳에서 눈을 뜨게 될 줄이야.
그래도 다행인 건 나만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눈을 뜬 게 아니란 거다.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여행을 갔는데, 거기에 있던 놈들 전부 이렇게 된 듯하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 건 아닌데, 역사적 기록에 내 친구들이 남아있다. 이 미친놈들이 무슨 짓들을 벌인 건지.
하지만 이 녀석들이 행했던 그 모든 괴상한 짓들이 이해가 간다. 이 세상에는 여자가 없거든. 여자가 없는 빌어먹을 !@#%&^%#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