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004 - 제국의 표적이 된 이유

4220년 12월 27일

by 초덕 오리겐

로그 #004 - 제국의 표적이 된 이유



4220년 12월 27일


내가 나폴레옹이라는 작은 행성에 불시착하여 바다를 표류한 것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원래 저널도 잘 안 썼는데, 오죽 심심하면 저널을 쓰기 시작했을까?


우주선은 거의 망가진 상태였고, 나폴레옹이 제국군의 영역 안에 있었던 탓에 지금 나는 마치 포위된 것처럼 고립되어 있다.


라디오를 틀어보니, 어느 채널이나 캡틴 트랜스로 시끄러웠다. 이미 나는 제국군의 표적이 되어서, 잡히면 그대로 처형될 신세였다.


제국은, 여자의 존재를 믿는 모든 자를 이단으로 규정하여 화형시키는 괴랄한 놈들의 우주 국가로, 그래도 우주괴수와의 싸움에서는 종종 연대하곤 했는데 갑자기 뒤통수를 맞았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알 것도 같다.


하긴, 시스템 전체 랭킹에서 제국군 놈들을 제치고 1위를 한 게 몇 번인지 모르니, 녀석들 입장에서는 내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긴 하다. 존영교를 광신도로 규정하고, 자기들이 지적이나 문화적으로 우월하다 생각했는데 항상 지니 말이다.


제국은 여자를 믿는 존재는 정신이 허약해서 제국군과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교육하고 있는 놈들인데, 실제로 우주 괴수 로봇과 싸우기 위해 조직된 우주 연합군 내에서는 제국군보다 나와 같은 놈들이 훨씬 랭킹이 높다. 나야,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거고, 나 말고 다른 놈들 중에도 여자란 존재를 한 번만 볼 수 있다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미친놈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냥 죽지 않기 위해 괴수 로봇과 싸우는 제국군과는 마음가짐이 다른 것이다. 얼른 괴수 로봇을 전멸시켜야 하는 나와, 찾아오지만 않으면 굳이 싸우지 말자는 제국군이 비교될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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