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율법주의자들이 가진 오해는, 율법은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있는 모든 율법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지나친 예를 들어 봅시다. 성가대 지휘자가 부활절을 앞에 두고 연습을 열심히 하자며 교회에 1시간 일찍 오라고 독려합니다. 그런데 성가대원이 그것을 율법주의라고 무시하고 연습이 다 끝나고 온다고 합시다. 이것이 바로 반 율법주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보통 반 율법주의자들은 상식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대개 상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율법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유익은 무엇인가요? 전통적으로 율법의 세 가지 기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율법의 세 가지 기능을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첫째로, 먼저 율법은 이 세상이 더 악해지지 않게 막습니다. 십계명 중 하나인 "살인하지 말라" 같은 경우만 해도, 율법은 우리에게 살인이 나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세상 법도 살인이나 도둑질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때로는 세상 법이 잘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예 법이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둘째로, 율법은 우리의 죄성을 깨닫게 합니다. 즉, 우리가 우리의 능력으로는 죄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결국 율법은 죄의 상태에서 해방시켜 줄 해방자를 소망하게 만드는데, 이것은 우리가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준비해줍니다. 정리하자면, 율법은 죄성을 깨닫게 하여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셋째로, 율법은 우리에게 기준을 제시해줍니다. 복음을 받아들인 이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녀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히틀러 같은 사람이 되어도 상관 없을까요? 결국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어떠한 모습인지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성경 또는 율법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해야 하는 우리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를 세워가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없다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이미지, 하나님 나라의 기준은 물론 성경 또는 율법에서 발견할 수가 있고, 결국 성경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만들고 동시에 날마다 하나님의 순종하는 자녀로 성화될 수 있습니다.
즉, 율법은 좋은 것이고, 지금도 우리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고 여겨진 이후에도 율법은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행위로 의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율법을 통해 그리스도를 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율법의 세 가지 기능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에 우리는 율법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율법주의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