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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과 채찍 Jul 17. 2022

당신의 세상을 넓히자

작가의 세계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관점

실재는 무한하다 <오스카 산틸로>


눈에 보이는 세계는 하나의 환영이거나, 또는 (보다 정확하게 말해) 궤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거울과 부성 (아버지성)은 가증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증식시키고, 마치 그것을 사실인 양 일반화시키기 때문이다

보르헤스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트티우스>


거울이 실재를 그대로 비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재를 증식시키고, 눈에 보이는 실제 세계가 하나의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은 여러 가능성을 전제하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롭다. 실재가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면, 원본 개념도 의미가 없어지고, 진실도 헐렁해지며, 지각에 따라 세계가 무한대로 인식되고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 이미지도 거울처럼 실제 세계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에콰도르 출신의 미술가 오스카 산틸란 Oscar Santillan, 1980년 ~ 은 우리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온전한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익숙한 패턴을 어그러뜨리는 작업을 한다. 산틸란은 실재는 무한하지만 우리는 감각의 한계 때문에 그 실제를 전부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오스카 산틸란 <침략자 Intruder> (2015)


오스카 산틸란의 <침략자 Intruder>에서도 관념의 세계와 실제 세계가 만나는 순간이 있다. 산틸란은 영국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올라가 대략 3센티미터 크기의 돌을 하나 주워와서는 영국을 아주 미세하게 줄였다고 말했다. 이 작은 제스처는 영국에서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부정적 반응의 원인은 작가가 자연을 훼손했다라기보다는 감히 영국의 크기를 줄였다는 데 있었던 것 같다.


오스카 산틸란 <바네케 Baneque> (2016)


<바네케 Baneque>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그린 아메리카 대륙 지도에서 출발한다. 콜럼버스가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 때, 타이노 원주민들이 그에게 황금과 보석이 가득한 보물섬에 대해 말해준다. 보물섬 이야기에 눈이 휙 돌아가 콜럼버스와 선원들은 두 달 동안 그 섬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산틸란은 콜럼버스가 그린 아메리카 대륙 지도를 보며 그 숨은 보물섬을 찾는다. 그리고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북쪽 해안, 대서양의 한가운데에 뚫린 작은 구멍을 발견한다. 이 구멍이 지도에 유일하게 소실된 부분인 만큼 산틸란은 이 지점이 보물섬이라 확신하고, 배를 타고 나선다. 물론 그곳에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의 섬은 없다. 하지만 산틸란은 보물섬 바케네를 발견한다. 그 구멍에서 바닷물 100리터를 퍼와서, 물은 증발시키고 부유물과 소금 결정체로 이루어진 섬의 일부를 만들어낸다. 





세상을 알아보려면 느껴야 한다.

즐거운 일을 하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장소를 방문한다. 우리가 꿈꾸는 삶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학교, 직장 혹은 생업을 위해서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게 대부분이다.

즐거운 일을 하며 새로운 장소를 많이 방문하는 사람들조차도 일상이 없이 좋은 생활만 가지지는 못한다.


일상을 살아간다는 건 중요하다.

즐거운 일도 매일 할 수는 없다. 즐거운 일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느껴지는 즐거움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유명한 사람들 중에서 도박이나 마약으로 파멸하는 사례를 보면 좋은 예이다.

일상에서 자신의 삶을 유지해야 하지만 일상이 지겨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상을 어떻게 하면 지겹지 않게 느낄 수 있을까?


오스카 산틸란이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작업을 한다. 

오스카 산틸란은 실재는 무한하지만 우리가 가진 감각의 한계로 그 실제를 전부 파악할 수 없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위의 풍경에서 무엇이 가장 먼저 보이는가? 사람마다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



세계는 사실들의 총체이지, 사물들의 총체가 아니다.
비트겐 슈타인


비트겐 슈타인은 우리가 가진 인식의 한계를 사물들 기반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사람들은 세상을 사물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예를 들면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식탁을 생각해보면 "의자에 앉아서 밥을 먹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사물이 가진 1차원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면 식탁에서는 식사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식탁이 있어야 하는 장소는 부엌 아니면 식사를 하기 편한 장소로만 받아들인다.

식탁이 거실 중간에 있고 주변에는 책들이 가득하다면 어떨까?

식탁은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위한 장소가 된다. 사물이 가진 의미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사실로서 사물을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이다.


식탁을 식사만을 위한 공간으로 볼 필요는 없다.                                          


세상을 넓게 보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사실로서 세상을 바라보면 된다. 사실로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우리의 감각을 열어야 한다. 감각을 열려고 하면 기존에 가진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후각이라는 감각으로 들어서 설명해보면 커피를 마실 때 구수한 냄새를 가장 먼저 느끼게 된다.

혹시 커피에 대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커피에는 여러 맛과 함께 여러 향이 함께 있다. 수업에서 커피에 대한 커피의 여러 향을 느낀 이후에는 커피는 단순한 향을 지닌 물체가 되고, 커피를 마실 때면 이전과는 달라진다. 감각을 넓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입견에 의존하기 말고 느껴보기이다.


커피를 알게 되면 여러 가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오스카 산틸란도 영국의 가장 높은 산의 3cm 크기의 돌을 들고 와서 영국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크기가 실제로 줄었냐고 생각해보면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국의 크기를 지도상의 땅의 넓이로만 평가하면 산 위의 돌이 없어졌다고 해서 땅의 면적이 줄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국의 크기를 부피의 개념을 포함해서 본다면 돌을 들고나간다는 행위는 미세하게나마 줄었다. 

영국이라는 섬나라를 선택한 것도 바다를 건너면 영국과 정말 분절된다.


선입견이라는 부분만 떨쳐낼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감각을 사용할 수 있다.

감각을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볼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진다.




이 글은 책 "태도가 작품이 될 때"의 내용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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