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했는데 내일은 모르겠다
열흘 만이었다. 다시 108배를 했다. '시작'이라는 단어를 쓸 자신은 없다. 내일도 할지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매일 하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걷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10분 걷기는 나가서 동네 한 바퀴를 걸으면 됐는데. 이건 자리를 깔고, 자세를 준비하고, 마음을 먹어야 했다.
처음에 했을 때보다 제대로 된 자세로 해서 그런지 훨씬 오래 걸렸다. 108배를 하겠다고 몇 년 전 생일선물로 받은 108배 방석은 이미 반려견 봄비 방석으로 쓰이다 낡아 사라졌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엔 여전히 포근한 온기로 남아 있다. 방석 대신 요가매트를 두 번 접어 임시 방석으로 삼았다. 108배를 다 하고 났더니 무릎이 화끈했지만, 그 열감이 나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다음에는 무릎 보호대를 하고 해야지.
생리가 닷새쯤 남은 시점이었다. 오늘은 걷기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108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숨이 가빠졌다. 108배는 역시 힘들었다. 카운트 어플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운트하는 것을 잊어버려서 몇 번 더 했을지도 모르겠다. 108배를 또다시 열흘 뒤에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