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유치 이야기
지난 1월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으로 9개월이 안된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표이사도 바뀌고 유명한 벤처캐피털(카카오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슈미트)에게 투자도 받고 정부과제도 2개나 받았습니다. 구성원들도 1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등기사항 전부증명서를 보면 매달 변경등기가 이루어졌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변경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 여기에는 많은 스토리들이 담겨있습니다. 한번 그 스토리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창업을 하기 전에 벤처캐피털(이하 VC)에서 6년 동안 투자를 하였습니다. 결혼할 때, 작은 목표를 정했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면 무조건 1년을 쉰다고 와이프와 약속을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을 하였고 1년은 아니라도 최소 3개월 이상은 쉴 생각으로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를 하면서도 벤처캐피털(VC)이나 관련된 업을 계속할 계획이었습니다. 사실 VC업이 적성에도 잘 맞았고
너무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탐구가 업으로 연결되는 점과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투자로서 인연을 맺는 과정은 너무도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게다가 운 좋게도 VC업에 처음 들어온 2011년부터 퇴사했던 2017년까지 VC업과 회수 시장이 호황이었던 시기라서 성과도 매우 좋았습니다. 6년간 48개의 벤처기업에 355억을 투자를 하였고 M&A, 구주 매각, IPO를 통하여 13개 기업에 893억을 회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남은 기업들도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 준비를 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행도 다니고 아들도 돌보면서 3개월을 놀다 보니 노는 것이 지루해지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제가 지루해지고 있는 것을 본 친구가 저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몇 개 던져주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코인 자동 트레이딩이었습니다. 일정 가격 이하면 자동으로 사고 일정 가격 이상이면 자동으로 파는 단순 알람용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면 괜찮겠다고 생각을 하여 1월에 법인을 설립하였고 주말마다 에어비앤비로 방을 빌려 밤을 새우면서 팀원들과 개발을 하였습니다.
3월에 프로토타입이 나왔고 기본적인 기능만 구현하는 수준이었으나 시장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팀원들과 사업화를 시키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생각했던 프로젝트가 일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두려움이 컸습니다.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감당이 되지 않고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이 아이디어를 준 친구와 하였습니다.
"이 정도면 재밌게 했다. 정리하고 취업을 해야겠다"
라고 하니 자기가 헤이비트를 맡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전에 창업했던 회사를 매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의무 근무가 있었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꽤 많은 돈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그 돈을 포기하고 퇴사를 하였고 저는 이충엽 대표에게 헤이비트 대표를 넘기고 그 날부터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헤이비트의 운영팀장이라는 새로운 직책으로 제 역할을 시작을 하였습니다. 제 역할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팀원들이 자기가 맡은 일 외에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하자”
판교에 사무실을 얻고, 5월 1일부터 벤처기업으로 제대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3달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베타 테스트, 정부과제 선정, VC 투자 유치 등 많은 것들을 도전하고 달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성공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아이템, 타이밍(운)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는 개인의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반대로 이 중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면 아이템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템은 계속 바뀌게 되어 있고 실제로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아이템이 계속해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성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과 애플이 자율주행차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해 그냥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회사의 방향성을 생각해 보면 바로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자신들의 플랫폼이나 제품에서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사람들이 운전하는 시간을 자신들의 제품과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회사의 방향성은 무관해 보이는 아이템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이 방향성과 목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헤이비트를 처음 시작을 하게 된 이유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에 대한 피로감을 줄이고자 하는 데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발전하여 전략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가 되는 것이 현재의 헤이비트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헤이비트의 방향성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개념은 아니라는 것을 주식시장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헤이비트와 100% 일치하는 일을 하는 것이 현재 금융시장에 존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거래하는 자산이 지분증권(주식, CB, BW 등), 채권으로 암호화폐를 다루는 헤이비트와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지금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펀드를 가입하게 되면 이 돈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전략에 따라서 대신 구입해 주고 수익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많은 업무와 이해관계인들이 존재를 하게 됩니다. 펀드 마케팅 활동을 해주고 고객에게 팔아주는 은행, 증권사가 우선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받은 돈을 대신 보관을 해주는 수탁사가 존재를 합니다. 그리고 이 돈을 운용을 해주는 운용사가 존재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게 되고 그 비용은 펀드를 구입한 사람이 대신 지불을 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비용은 일회성이 아니라 펀드에 가입해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을 하게 됩니다.
헤이비트는 암호화폐에서 간접투자 상품이라고 볼 수 있으며, 기존의 금융권에서 보면 투자일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성과 접근성에서는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이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업무들이 모두 앱에서 처리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금융권에서 수많은 회사들이 하고 있는 일을 헤이비트와 같은 벤처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혁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을 로보 어드바이저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이 17년 565조 원, 18년 1,017조 원으로 빠르게 증가를 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중에서도 이러한 혁신 방향을 추구하는 로빈후드라는 증권사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하여 미국 증권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혁신의 방향성은 금융에서 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가 처음 지구에 발을 딛었을 때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수집 채집 시절에는 여가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눈을 뜨고 잘 때까지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하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농경사회가 되어서는 잉여 자원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소수 지배집단은 여가라는 것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부터는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대중도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자연스러운 주 5일제는 불과 13년 전인 2004년부터 도입이 되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올해는 52시간 근무제가 도입이 되게 되었습니다. 주 4일제는 시기의 문제일 뿐 도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렇듯 인류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여가시간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는 세상의 방향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마디로 여가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과 이러한 상황에 적응을 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게임,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가치가 높고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하는 이유는 늘어난 여가시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가시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 시간을 가장 저비용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콘텐츠 소비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헤이비트 역시 간접투자 시장에서 복잡한 이해관계와 비효율을 제거하여 효율성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시대의 방향성에 맞는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암호화폐 자동매매 앱이 잘 될지에 대해서는 사실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목표에 대해서 투자사들이 동의를 해 주었고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경쟁자가 많이 있습니다. 반대로 위험이 있는 곳에는 경쟁자가 없거나 경쟁자가 이미 있더라도 위험으로 인해서 사라진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접근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기회와 위험이 상존하는 시장입니다.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금융 선진국에서는 매우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성장은 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제자리걸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규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에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대한민국은 정부 규제가 매우 강한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국가사업을 보호할 수 있으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스타트업에서는 큰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 선진국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나 핀테크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 규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과 관련된 모든 일들은 면대면으로 진행이 되어야 했고 온라인을 통해서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금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에 비대면 규제 완화로 통장 개설과 상품 가입을 일부 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자본력과 업력을 갖추고 있어야 되었기에 스타트업의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사례로 보았을 때 이 부분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경우 혁신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대표 코인이라고 볼 수 있는 비트코인의 그래프를 보면 위험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초 2,400만 원을 형성하던 비트코인은 현재 30% 수준인 700만 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헤이 비트의 경우 정부의 규제 위험에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과 시장 위험이 있는 암호화폐시장을 결합을 한 아이템입니다. 그런데 위험요소 두 개가 만나니 위험이 배가 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위험 + 위험 = 기회
이와 관련하여 투자유치를 할 때 투자사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위험성이 너무 크고 알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헤이비트와 같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자동매매 알고리즘이 필요했으며, 암호화폐는 현재 금융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소들이 만나 더 큰 위험이 아니라 암호화폐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회에 공감을 하였고 과감하게 투자를 해 주었습니다.
스타트업이 창업을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특히 제조업 창업이 아닌 경우 모든 것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마무리가 되게 됩니다. 투자자들의 관점도 같습니다. 헤이비트와 같이 창업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회사의 경우 매출이나 다른 실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잘 맞지 않은 팀원들이 뜻을 함께하는 경우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회사를 볼 때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워크를 중시를 하게 됩니다. A급 인력이 모여 있다고 해서 A급 팀이 되는 게 아니며 C급 인력이 모여 있다고 A급 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S급(최고급 인재) 인력들을 영입하고도 팀워크가 맞지 않아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헤이비트의 인력 구성을 보면 서로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인력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헤이비트의 경우 개개인의 역량보다 강력한 것은 바로 팀입니다.
헤이 비트의 팀원들은 헤이비트를 창업하기 전에 직간접적으로 팀워크를 맞추어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계도를 보면 직장동료, 공동창업자, 투자자, 사제간, 학교 선후배로 인연을 맺고 팀워크를 맞추어 본 관계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창업을 하고 회사를 매각을 하는 경우 팀원들간에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매각 과정에서 서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헤이비트의 팀원들 중에는 같이 2번이나 EXIT을 하고 세 번째 창업을 같이 한 팀원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헤이비트를 바라볼 때 팀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이러한 서로의 관계와 이를 기반으로 한 팀워크에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창업도 하기 전에 5천 만원을 받은 일, 후배가 1억 투자 약정을 해준 일등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을 따로 작성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