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노골드 Oct 06. 2018

망했기 때문에 코스닥 시가총액 5위가 된 회사

망했기 때문에 가치가 높아졌다

회사의 가치는 주가로 매겨지게 됩니다. 주가와 회사가 발행한 주식수를 곱하여 시가총액이 계산이 되고 이를 통해서 회사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식가치가 큰 회사는 삼성전자입니다. 2018년 10월 5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86조입니다. 최근에 액면분할을 하여 주가가 1/50 감소를 하였으나 주식수는 50배가 늘어서 시가총액의 변화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나노스라는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이 되어 있습니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미래성장성이 높은 기업들 중심으로 상장이 되어 있으며 안정적인 회사가 되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서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형성이 되고 있습니다.

18. 10. 05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출처 : 다음금융)

10개의 회사를 살펴보면 바이오회사 5개, 콘텐츠 미디어 회사 2개, 게임회사 1개, 제조업 2개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의 글로벌 마케팅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간암 정복의 다가서고 있는 신라젠, 대한민국 최고의 미디어 그룹 CJENM, 면역항암제로 암정복을 꿈꾸는 에이치엘비와 바이로메드, 2차 전지 필수재인 음극재 생산 1위 포스코켐텍, 보톡스 원재료 생산 1위 메디톡스, 최근에 흥행하는 드라마(미스터 선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를 모두 만들어내는 스튜디오드래곤,  PC와 모바일 MMORPG 1,2위를 다투는 검은사막을 만든 펄어비스 이렇게 사업내용을 보면 시가총액 10위안에 있는 것이 모두 납득이 됩니다.


실제로 이번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면연 항암제 배경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회사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안에 3개의 회사가 있다는 것은 코스닥의 특성이 미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가총액 5위인 나노스는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요?
나노스 사업진행 과정

위에 내용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의 카메라에 들어가는 적외선 차단 필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고도화 기술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며, 이미 유사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꽤 많은 일반적인 제조업 회사 중에 하나입니다. 이와 유사한 코스닥의 회사들을 보면 시가총액이 500억~1,000억 정도의 수준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닙니다.

나노스 재무상태 (출처:다음금융)

최근 3년간 영업적자가 누적이 되고 있으며 18년도 역시 1,2분기 누적으로 적자인 부실한 회사입니다. 회사가 설립된 이래로 이익보다 손실이  더 많은 회사이며 실제로 2016년도에는 법원 회생절차까지 갔었던 회사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코스닥 시가총액 3.8조 원으로 5위인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시가총액 5위가 된 이유는 망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는지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노스 시가총액 상승 흐름


위에 흐름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나노스라는 회사의 시가총액은 221억에 3.8조 원까지 170배 상승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감자, 법정관리, 상장주식, 거래소의 후진적인 기준가 산정이 만들어 낸 역작이었습니다.


회사가 가지고(자산) 있는 것보다 빚(부채)이 많게 되면 처음 투자했던 돈은 다 없어지고 회사는 망하게 됩니다. 법정관리를 통해서 파산을 하거나 회생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쉽게 성명을 해 보겠습니다.


자산을 100원 가지고 있는 회사가 망했는데 빚은 200원이라고 했을 때 보통은 100원을 현금화해서 빚쟁이들이 나눠가지게 됩니다. (물론 선순위 후순위 공익채권 여부 담보 여부에 따라 구분해서 가져갑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150원을 주고 100원짜리 회사를 인수한다고 하면 빚쟁이들은 50원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수하는 것에 동의를 하게 됩니다. 빚쟁이들이 회사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일단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이들의 권리를 줄이는 작업을 해야 됩니다. 주식 수를 이용해서 이 작업을 하는데 액면금액은 놔두고 보상 없이 주식 수를 줄이는 작업을 무상감자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상감자를 당하게 되면 대가 없이 권리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울게 됩니다. 저도 예전에 샀던 주식이 감자 당해서 그날 감자탕에 소주 마시며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은 주식을 100%줄여서 0을 만들지만, 상장사의 경우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이 너무 슬프고 결정적으로 상장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책임 있는 대주주만 감자를 하거나(차등감자) 상장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주식은 남겨놓습니다.


나노스의 경우 85%(100개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85개 버림)를 감자 하였습니다. 이후에 새로 만든 주식을 더하게 된 후 시장에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은 2% 수준으로 품절 주가 되어 주가가 미친 듯이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이 120배나 상승을 하는데 품절 주보다는 거래소의 기준가 산정이 더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기준가가 왜 감자를 하였는지에 대한 상황은 무시하고 5:1로 감자를 했으면 마지막 주가에 그냥 5를 곱한 것이 기준가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어이없는 기준가 산정 방식입니다.


이러한 사태 이후에 기준가 산정식이 만들어 지기는 하였으나

평가가격 = [(자본금감소 전 최종 매매거래일의 종가 × 자본금 감소 전 주식수) +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에 따른 신주발행금액 합계] ÷. 해당 상장일의 주식수


여전히 시가총액 기준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반영을 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거래정지 이후 유상증자 단가를 기준가로 하고 여러 번의 유상증자가 있다면 가중 평균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지금까지는 기존 주주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채권자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채권자는 200원 중에 150원만 받고 나머지 50원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라는 문제가 발생을 합니다. 남은 빚은 주식으로 전환을 하게 됩니다(출자전환). 이렇게 되면 기존 채권자는 주주가 되게 됩니다. 하지만 새로 회사를 인수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과 같은 조건으로 주주가 되는 것에 대해서 보통 동의를 하지 못합니다.


채권자들도 주주가 된 이후에 기존 주주와 마찬가지로 감자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100% 감자를 하지 않는데 나노스의 경우에는 기존 채권자와 어떤 협상을 하였는지 100% 감자를 하였습니다. 출자전환된 주식과 투자자의 주식 50%는 6개월간 남은 50%는 1년간 팔지 못하게 됩니다.(보호예수) 이러한 이유로 품절 주가 되어 재상장 당일에 주가가 또 상승을 하게 됩니다.


나노스와 같은 사례가 첫 사례는 아닙니다.


주식을 하시는 분들 중에 코데즈컴바인이라는 주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법정관리 전에 509원이었던 주식이 최고가 184,100원으로 360배나 오르고 코스닥 시가총액 6.9조로 당시 시가총액 1위인 카카오보다 높았습니다. 법원을 통해 M&A인가를 받아 171억을 투자했던 코튼클럽은 30%만 매각을 하였으나 6개월 만에  900억을 회수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연구하고 방비책을 만들어서 주식시장이 건전화 되었으면 합니다. 나노스의 경우가 첫 사례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코데즈컴바인 같은 굵직한 사건 이후에 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제2의 나노스가 또 만들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