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도 괜찮은 이유

by 나무를심는사람

모두가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멈추는 일은
왠지 뒤처지는 것 같고,
혼자 주저앉는 것 같고,
괜히 마음이 초조해져.


그래서 나는 늘
한 발 더, 한 줄 더, 한 걸음 더
애써 내딛으려 했는지도 몰라.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야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왔던 것 같아.


초초한 마음이 앞선 어느 날,
아빠의 노트를 천천히 펼쳤어.
오늘은 글을 읽기도 전에

이상하게 눈물이 먼저 차올랐지.

귓가에 소리가 들리듯 문장 하나가
내 마음을 조용히 쓰다듬었어.


“너무 오래 달린 것처럼 느낀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단다.
멈춘다고 해서 멀어지는 게 아니야.
가끔은 몸도 마음도 내려놓은 쉼도

너를 앞으로 이끄는 힘이 되어주거든.”


그 말은 마치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아빠의 목소리처럼 느껴졌어.

숨이 가쁘고 마음이 타들어가던 날,
늘 내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아, 오늘은 좀 쉬어.”
하고 말하던 그 따뜻한 말투.


사실 아빠는 늘 경쟁하듯 긴장하던
내가 멈출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가장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그런 나를 위해
쉬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걸까.


나는 이제야 아빠가 건네던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해.
삶이란 길을 잠시 쉬어간다는 건
무언가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라는 걸.


그래서 오늘은 나에게 말해주었어.
“괜찮아, 오늘은 잠시 멈춰도 돼.
햇살 좋은 장소의 벤치에 앉아
고개를 들어 하늘도 올려다보고,
좋은 향을 느끼듯 숨을 깊이 쉬어봐.”


아빠가 그러했듯, 이젠 나도
스스로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멈춘 자리에서도 나의 삶은 지속되고
내일의 나는 충분히 괜찮다는 걸
스스로 믿어주기로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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