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속 그리움은 조용히 자라고 있어요.”
아빠가 내 곁을 떠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은데,
한없이 오래된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식탁에 앉아 혼자 밥을 먹을 때,
손등에 얹힌 햇빛이 따뜻하게 스며들 때,
길을 걷다가 문득 아빠의 향기와 닮은
사람을 스쳐 지날 때. 그때마다 더이상
아빠가 곁에 없다는 사실이 낯설고,
매번 처음 겪는 것처럼 아프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리움도 조금은 옅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자란다는 걸 알게 됐다.
말을 할 수 없고, 손을 잡을 수 없고,
다시는 같은 공간을 나눌 수 없다는 게
현실이 된 지금, 마음은 매일 조용히
그리운 이의 기억을 품고 자란다.
아빠, 요즘 저는 당신을 자주 떠올려요.
예전엔 억지로 잊지않으려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냥,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워해요.
투박한 웃음소리, 뜸 들이던 말투,
필요할 때마다 내 어깨를 두드려 주던 손.
떠나보낸 시간이 그리워지는 밤이면
한없이 어릴 적으로 돌아가고 싶어져요.
그리움은 자라서 일상의 그림자로 남아요.
커피를 마실 때, 책장을 넘길 때,
혼자 걷는 길 위에서도 그리움은 자라요.
당신의 이름을 속으로 한 번쯤 부르게 돼요.
아빠는 제게 익숙한 슬픔이 되었고,
다시금 익숙한 위로가 되어주기도 해요.
이상하죠? 아빠가 없는 지금이지만
더 잘 보이고, 더 선명하고, 더 깊게
더 자주 아빠를 느껴요.
아마도 그건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그리움이 제 안에서 자라나,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아빠, 그리움은요..
때로는 무겁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소중하게 가꿔서 건강하게 자라면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더라고요.
당신이 없다는 사실이
슬픔으로만 남지 않게 해주는 건,
제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일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어요.
날이 갈수록 그리움은 자라고 있어요.
조용히, 천천히,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