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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의 구성요소에 대한 이해와 균형이 필요한 시점

by 나무를심는사람

문화산업은 창의성과 지식의 집약으로 이루어지는 산업으로, 다양한 분야의 상생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이 K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의 확장과 도약을 시도해야 하는 시점에서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환경 조성 방안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문화산업은 정부, 기업, 창작자,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산업이다. 다시 말해 어느 한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판단과 결정에 대한 무게가 지나치게 기울어져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각 이해관계자가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는 문화산업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요소에 대한 균형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웹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웹툰 산업은 다른 문화콘텐츠 산업에 비해 유난히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과거 만화나 웹툰은 1인 작업을 통한 창작 시스템의 특징이 많이 부각 되었고 창작자에 대한 역할과 존중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업의 역할이 가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두 가지 내용을 들여다볼 수가 있다. 첫 번째는 웹툰 산업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제작 환경에 대한 시스템이 변화하면서 1인 창작 시스템이 존재하고 가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팀 단위의 제작이나 웹툰 제작사를 통해 전문적으로 체계를 갖추며 분업화되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간을 두고 단계를 거쳐 현재의 환경에 도달했지만, 해외의 경우 바로 조직화 된 시스템을 갖추고 시작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웹툰 기업들 역시 매니지먼트와 유통, 서비스의 영역에서 창작의 영역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창작자에 대한 역할과 존중을 중요시하는 것은 시대가 변하거나 환경이 변하더라도 당연히 유지되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창작자와 함께 하는 웹툰 기업의 역할이나 중요도가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웹툰 산업의 구성요소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작가와 기업, 독자를 떠올리고 그들의 관계가 상하 지위를 가진 대상이 아닌 유기적인 관계를 통한 상호보완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올바른 상생협력 환경 조성 방안을 위한 방향이 제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가진 파급력과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일 일이다. 다만 정부가 얘기하는 공정과 상생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은 콘텐츠 산업에 포함되는 모든 대상을 위한 목적이 우선되어야 하고 그 토대 안에서 함께 보호받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과 상생을 위한 정책을 세우는 것에 있어 관점이 ‘어느 한쪽으로부터 다른 한쪽을 보호하기 위한 방향’으로 치우쳐지면 오히려 상호보완과 협력의 구조를 흔들게 됨으로써 부작용이 발생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접근 자체가 이미 문화산업 안에 포함하고 있는 구성요소들의 관계와 지위가 동등하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 오류로 인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조성을 위한 시도와 노력이 자칫 규제를 통한 형태로 굳어지게 될 우려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창의성이 중요한 산업이다. 이는 비단 창작물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배울 것을 배우고 지키고 이어나갈 것은 이어가되 반드시 실험과 혁신을 통한 ‘진화’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 역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다. 웹툰 산업이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은 창작자들의 활동과 그로 인한 좋은 작품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지만, 웹툰 기업들의 개척정신과 리스크를 감내하는 혁신 활동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화산업 관련 규제를 만드는 것에 힘을 쓰기보다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초점을 맞춰 집중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규제는 다음과 같은 현상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


• 창의성과 혁신의 저해 : 규제는 창작자와 콘텐츠 기업을 비롯하여 문화상품유통업자의 다양한 사업적 판단을 제한할 수 있다. 이는 문화산업의 경쟁력에서 필수적인 문화상품의 완성도 향상을 위한 노력을 위축시키게 되어 결과적으로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하고, 문화산업의 발전 동력을 침체시키는 현상으로 나타나도록 한다.

• 문화산업의 경쟁력 약화 : 규제는 문화산업에 진입과 성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문화산업을 구성하는 대상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 소극적인 상황에 놓이도록 영향을 끼친다. 문화산업에 필요한 새로운 경쟁력과 자원의 유입을 약화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의 문화적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

• 법적 불확실성의 증가 : 규제는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모호할 경우 오히려 혼란과 마찰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는 문화산업 관련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법적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문화산업의 상생협력을 위한 활동을 저해하고 대립의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


따라서 진정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환경’이 조성되고 제대로 된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면 규제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규제의 합리성 확보, 규제의 실효성 확보를 바탕으로 창작자와 문화산업의 기업 간 구조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상생 협력을 위한 균형적인 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다행인 것은 이제 서서히 웹툰 산업에 있어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에 놓여있는 것 같기는 하다. 글로벌 웹툰 산업의 확장과 도약이 중요한 시기, 이제는 정부, 기업, 창작자, 소비자 모두가 서로에게 중요한 대상이자 역할로서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나온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만들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는 종종 웹툰 산업의 이미지를 대관람차에 비유하고는 한다. 이는 전체적인 콘텐츠를 포함한 문화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관람차를 타고 가까운 풍경을 내려다보기도 하지만 주목적은 먼 곳의 풍경을 누군가와 함께 바라보기 위함이다. 문화산업도 그렇다. 당장 우리에게 놓인 눈앞의 상황을 제대로 크게 볼 줄도 알아야 하고 멀리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중장기 계획을 통해 긴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커다란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대관람차처럼 지속적으로 선순환하는 구조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 타서 풍경을 독차지 하기 보다는 함께 올라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소통하며 서로의 이해와 간격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언젠가 콘텐츠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모두가 함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선순환하는 거대한 대관람차에 올라타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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