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구나.”
이 짧은 말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마음이 담길 수 있는지,
나는 아주 오래 지나서야 알게 됐어.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을 때
조언이나 판단보다 먼저
“그랬구나”라고 말해주는 순간이 있어.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한 건
그 어떤 설명보다 먼저
내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이겠지.
그날, 나는 지치고 말수도 줄어든 채
그 노트를 펼쳤어.
속으로 누군가에게 조용히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내 손끝을 그 노트로 이끌었는지도 몰라.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땐,
‘그랬구나’라고 말해보렴.
그 말 안엔 사랑이 있고, 이해가 있고,
마음이 있단다.”
한동안 가만히 앉아서 그 말을 곱씹었어.
그랬구나…
그게 다였는데,
그 말이 내 오늘 하루를 토닥이는 데엔
충분했어.
예전에 아빠가 그랬던 기억이 있어.
고등학교 때, 친구와 크게 다투고 와서
말없이 밥만 먹고 있었던 나를
아빠가 슬쩍 보더니 조용히 말했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랬구나.”
그 말에 갑자기 눈물이 났어.
속상한 이유를 다 설명하지 않아도
내 기분을 알아봐 주는 사람,
그게 아빠였구나…
그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 같아.
노트 속 글이
어쩌면 그때 아빠가 내게 전하고 싶었던
말들의 연장선 같았어.
그땐 너무 어리고, 마음이 굳어 있어서
그 다정한 말마저 멀리했지만
이제는 그 말 한마디가
가장 깊은 위로가 되더라.
그래서 오늘도 나 자신에게 말해줬어.
‘그랬구나. 정말 힘들었겠다.’
이제는,
나도 내 마음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기로 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