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작은 창문이 있다면

by 나무를심는사람

가끔 그런 상상을 해.
내 마음에도 창문이 하나 달려 있다면 어땠을까 하고.
닫고 싶을 땐 닫고,
열고 싶을 땐 바람이 솔솔 들어올 수 있도록.
너무 어두워졌을 땐

햇살이 들어와 나를 다시 따뜻하게 비춰줄 수 있도록 말이야.


요즘 내 마음은 자꾸만 닫힌 채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겉으론 잘 지내고 있지만
내 안은 점점 숨막히는 방 같거든.
창문이 있다면, 지금쯤은 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런 마음으로 조용히 노트를 열어 보았어.
그곳엔 날 기다리 듯, 이런 문장이 있었지.

“마음에도 환기가 필요하단다.
답답할 땐 창문을 열듯,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마음을 조금씩 열어두렴.”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내 안에 무언가가 뻥 뚫린 기분이었어.
그간 말하지 못하고 쌓아왔던 감정들,
소리 내 울지 못했던 슬픔들,
그 모든 것들이
조금씩 문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느껴졌어.


어릴 적, 아빠가 해주던 말이 떠올랐어.
“답답하면 창문을 열어, 딸.
바람이 지나가야 새 공기가 들어온단다.”
그 말이, 단순히 방 안의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아빠는 늘 그런 식으로
마음을 말하곤 했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는 내 마음을 열 수 있는
작은 창문 같은 사람이었어.
말하지 않아도 바람처럼 다가와
내 안을 환기시켜주는 사람.


그런 아빠를 등지고 살아온 시간 동안
나는 내 창문을 스스로 걸어잠그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래서 그 어떤 따뜻한 공기도
내게 들어올 수 없었나 봐.


하지만 지금,
이 노트 덕분에
창문 하나가 조심스레 열리고 있어.
바람이 조금 들어왔고,
햇살이 조심스레 발끝을 건드리고 있어.


그래,
마음에도 창문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겠어.
닫혀 있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 열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그 창문 너머에는
늘 기다려주는 누군가의 마음이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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