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손

by 나무를심는사람

어떤 위로는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손끝에서 시작되더라.
말로는 다 못 전할 때,
그저 가만히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이 참 깊이 건드려질 수 있다는 걸
요즘 자주 느껴.


말로 위로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잖아.
괜찮다는 말조차
조금은 지치는 그런 날.
그럴 땐 누구보다도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손 하나가
가장 큰 위로가 되곤 해.


그날도, 그런 날이었어.
지치고 텅 빈 하루가 끝났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던 밤.
나는 조용히 노트를 펼쳤고
거기엔 이런 문장이 쓰여 있었어.


“때로는 말보다,
가만히 잡아주는 손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단다.
마음이 다 전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따뜻한 손끝이 먼저 닿으니까.”


문장을 읽는데
손이 저절로 가슴 위에 얹혀졌어.
나도 모르게 나를 토닥이는 느낌이었달까.
그게 참 이상했어.
누가 내 손을 꼭 잡아준 것도 아닌데
분명히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졌거든.


기억났어.
중학교 입학식 날,
낯선 환경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내 손을
아빠가 말없이 꽉 잡아주던 순간.
“괜찮아. 네가 어디에 있어도
아빠는 여기 있어.”
그 말보다
그 손의 따뜻함이
내 모든 불안을 다 감싸주던 느낌이었지.

그 기억이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있었구나.

잊은 줄 알았는데,
이 노트가 하나하나 다시 꺼내주고 있어.


요즘 나는 생각해.
누군가 힘들어할 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기보다
그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 없이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는 걸,

그때의 아빠가,
그리고 지금 이 노트가
다시 가르쳐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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