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9년 만에 자신들의 상징인 로고를 교체했다. 큰 변화가 없었던 그 이전의 로고까지 합쳐지면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사용했던 로고를 바꾼 것이다. 또한 기아자동차라는 이름에서 ‘기아’로 사명까지 바꾸면서 자동차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율주행차, 무인 항공기 등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로 인해 과거 기아의 로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1986년부터 1993년까지 사용되었던 3기 로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전체적인 디자인 때문에 굴뚝 연기를 형상화한 모양인 줄로 알고 있었지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아의 로고 변천사를 살펴보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번 알아보자.
1953년부터 1964년까지
삼각형의 1기 로고
기아차의 첫 시작은 1944년에 설립된 자전거 제조사 경성정공이었다. 이 경성정공이 기아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1년 뒤인 1953년부터 1964년까지 1기 로고를 사용했다.
설계용 삼각자를 바탕으로 기계 공업을 상징하는 톱니바퀴와 화학 공업을 상징하는 벤젠 고리를 합친 디자인에 육각형 고리 안에 바뀐 사명인 KIA를 넣은 것이 큰 특징이다. 자전거 제조사였던 만큼, 이 로고는 국내 최초 자전거 3000리호에 처음 부착되었다.
1964년부터 1986년까지
심플함의 끝, 2기 로고
내부 직원이 만들었던 1기 로고와는 달리,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사내 공모를 거쳐 제작된 1964년부터 1986년까지 사용되었던 2기 로고였다. 이륜차 및 삼륜차 앞바퀴, 그리고 포크를 나타내는 새로운 로고의 형상이다.
로고를 바꾼 이유는 국내 최초로 앞바퀴가 1개, 뒷바퀴가 2개인 삼륜차를 조립 생산해서 등장시켰다. 이로 인해 로고에 상징성을 더했던 것이다. 또한 기아의 ‘ㄱ’과 ‘ㅇ’을 결합하여 만들어졌다. ‘ㄱ’은 기아라는 사명과 기계 공업의 기를 나타냈고, ‘ㅇ’은 사명의 아와 자동차 바퀴를 나타낸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굴뚝아니고 깃발, 3기 로고
기존의 기아차 로고 이전에 가장 익숙한 디자인을 가졌던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부착되었던 3기 로고는 영문으로 적힌 KIA 윗부분에 기아의 깃발을 상징하는 테두리 선을 물결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마치 공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던 로고이기도 하다.
의미는 상호 믿음과 우의,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기업 이념과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하여 밝고 풍요로운 내일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의미한다. 이 로고는 프라이드, 캐피탈, 콩코드와 같은 주옥같은 모델들에 부착되었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익숙한 디자인, 4기 로고
최근까지 부착되었던 로고의 형태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달고 있었던 4기 로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가로로 긴 타원형 속에 영문으로 KIA가 적혀있다. 4기 로고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되었다. 또한 세계 10대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타원형은 회사와 소비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의미하고, 가로획을 생략한 A자는 조형적 안정성과 기아차의 무한한 잠재력을 나타낸다. 또한 주요 색상으로 붉은색을 적용한 이유는 태양의 정열을 상징하여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기아차를 뜻한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진해진 색깔, 5기 로고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사용된 5기 로고는 이전의 4기 로고에서 색상이 더욱 진해지고, 윤곽선을 추가하여 더욱 입체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주는 로고로 변경되었다. 당시 뉴 스포티지의 출시 때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5기 로고를 기점으로 내수 차량용에 적용되던 밀레니엄 로고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내수와 수출 동일한 로고로 통일하게 되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더욱 깔끔하게, 6기 로고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사용되었던 6기 로고는 이전의 5기 로고와 큰 차이는 없다. 기존의 선보다 조금 더 날렵하게 다듬어졌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디테일을 더했다. 로고에 담긴 의미는 책임감 있고 믿음직스러움을 형상화했고,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아차의 자부심을 표현했다.
2021년부터 시작
새로운 시작, 7기 로고
2021년 새해가 밝자마자 기아차는 새로운 7기 로고를 선보였다. 새로운 로고는 균형과 리듬, 상승의 3가지 디자인 콘셉트으로 개발되었다. 기아차는 “새롭게 선보인 로고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아가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상징한다”라고 밝혔다.
이 로고 공개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선 “KIN으로 보인다”, “기존 로고보다 더 별로인데?” 등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정식으로 공개된 후 “보다 보니 이쁜 거 같네”, “깔끔하니 괜찮은데?”, “실제 차량에 부착되면 이쁠 것 같다”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0년 한해 좋은 성적을 거둔 기아차가 새로운 로고를 달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글.
차줌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