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의 진수식이 열렸다. 정조대왕함은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되었으며 '광개토-Ⅲ 배치-Ⅱ' 1번 함이자 해군의 4번째 이지스함이다. 정조대왕함과 같은 급의 이지스함이 2척 추가 건조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은 기존에 있던 어떠한 이지스 구축함보다 월등한 성능과 무장을 갖추면서 그 위력은 더 커졌지만, 승선인원은 대폭 줄어들었다. 얼핏 보면 어불성설처럼 보이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정조대왕함의 성능은 어떨까?
세종대왕함의 70% 수준
200명으로 충분한 정조대왕함
정조대왕함을 건조할 당시 해군은 승선 인원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인구 자체가 점점 줄면서 대규모 인원 충당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선 인원을 줄이게 된다면 비상 상황 시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고, 승선하는 인원들이 책임져야 할 임무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정조대왕함에는 수많은 자동화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대표적인 자동화 시스템으론 스마트 벨브 시스템과 자동사고 대응체계가 있다. 기존에는 함정이 어뢰 등에 의해 피격당하면 일반손상통제 요원이 이를 복구하는데 13분가량 걸렸지만 스마트 벨브와 자동사고 대응체계는 이를 1분 30초 이내에 복구할 수 있다. 더불어 화재를 진압할 때 사용하는 소화주관이나 관로가 손상되어 함정에 물이 차올라도 과거처럼 수많은 인력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벨브가 잠겨 빠르게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승선 인원들의 생존력 향상
LTE 무선 통신망으로 효율 상승
하지만 이렇게 승선 인원들이 줄어든 만큼 인원 한 명 한 명에 대한 중요도는 더욱 커졌다. 그래서 정조대왕함에는 승선 인원들의 생존을 위해 대함미사일 피격 시 발생하는 폭풍 파편의 피해를 최대로 줄이고자 고장력 합금강으로 만든 폭발강화 격벽을 사용했다.
더불어 함정엔 LTE 무선 통신망을 도입하고 민간용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를 개량한 군사용 휴대 통신기를 병사들 대부분에게 지급했다. 이를 통해서 함내에서 사진과 문자전송 및 영상통화가 가능 해져 즉각적인 상황보고와 조치가 가능 해졌다. 더불어 LTE로 연동된 지능형 화재감시 및 해수침입 탐지 시스템 설치로 문제 발생 시 자동으로 실시간 보고가 이루어진다.
인력 대신하는 자동화 시스템
너무 의존하고 맹신해선 안 돼
이러한 정조대왕함의 수많은 자동화 시스템은 인원 감축과 성능향상이라는 모순을 해결했고 승선 인원들에 대한 생존력까지 향상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자동화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 오작동이나 비상상황 발생 시 수행해야 하는 메뉴얼과 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구가 줄어가는 우리나라에서 정조대왕함의 인원 감축은 우리나라 국방 기술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원 감축이 이뤄진 만큼 승무원들의 피로감이 늘어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더 체계적이고 완벽하게 정조대왕함의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