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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리터리샷 Sep 02. 2022

저조한 수출 실적에 CEO마저 극대노했다는 전투기

지난 7월,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초도 비행에 성공하면서 대중의 축하와 관심이 쏟아졌다. KF-21의 비행 성공 소식은 영국에서 진행되던 판버러 에어쇼 현장에서도 화제였는데, 각국의 방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칭찬 일색이었다고 한다.


이후, 현재도 KF-21은 2026년 실전 배치를 위해 매일같이 활주로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2,000번 이상의 시험비행이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KF-21과 K-9 자주포 등 뛰어난 가성비의 무기를 앞세워 방산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전통의 군사 강국이 아닌 우리가 참고해야 할 사례가 하나 있다.

그리펜 실적에 실망한 CEO
정치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흔히 자동차 회사로 잘 알려졌지만, 항공기 제작이 원조인 스웨덴 기업 Saab는 대표적인 방산업체 중 하나이다. 사브의 CEO인 마이클 요한슨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자사의 주력 4.5세대 전투기인 ‘JAS-39 그리펜’의 수출 실적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착잡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는, 그리펜의 최신 개량형인 ‘JAS-39 E/F’ 기종이 계속해서 신규 계약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그는 정치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마이클 요한슨은, “현재 상황은 그리펜의 품질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보안이나 정치적 배경 없이 경쟁했다면 더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다목적 전투기 그리펜
최근 도입 사업서 F-35에 완패

실제로 그리펜 E/F는 전반적으로 준수한 성능과 저렴한 유지비 등 KF-21과 비슷한 포지션의 전투기인데, 도입부터 퇴역까지 드는 생애 비용이 F-35의 1/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사브는 록히드마틴 등 관련 기술에 대해 철통 보안을 고수하는 회사들보다 기술 이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런데도 그리펜 E/F는 근래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 F-35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7월, 이미 그리펜 E 기종 14기를 대여해 2027년까지 운용하는 체코군은 유럽 내 전쟁 분위기에 F-35 24기 구매 계약서에 서명했다. 더불어, 그전에 진행된 캐나다군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는 제대로 된 경쟁조차 하지 못하고 F-35에 자리를 내줬다.

파격 조건 내걸어도 패배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은

마이클 요한슨 사브 CEO가 가장 기대를 걸었던 핀란드군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도 결국에는 F-35가 채택되었다. 노후 F/A-18 대체 사업이었던 해당 계약에서, 사브는 그리펜 E 2기와 글로벌아이 조기경보기 2기를 제공하는 패키지 거래를 제안했지만 결국 핀란드는 12조 원 규모의 F-35 64기와 무기 체계 구매를 결정했다.


2010년대 이후 그리펜 E/F를 도입한 국가는 전통적으로 가성비 전투기를 구매해온 브라질이 유일하다. 엄밀히 말하면 F-35와 그리펜은 동급이 아니기에,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 라팔,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동일 타겟 시장에서의 패배는 뼈아픈 실패다. 해외 분석가들은 그리펜에 미국 부품이 많이 들었다는 점과 스웨덴 정부가 마케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을 주요 패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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