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전후로 대만 인근에서 중국군의 무력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VOA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동안 중국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횟수는 300차례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는 역대 최다 침범 기록이다.
유인 군용기뿐만 아니라 중국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드론까지 대만 영공을 침범하자, 대만군은 실탄 경고사격을 통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중국군이 대만 공군의 활동 영역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대만군은 어떤 전투기들을 운용하고 있을까?
1965년 첫 도입한 F-5
현재는 대부분 퇴역했다
대만 공군이 처음으로 도입한 전투기는 1950년대 미국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한 경량급 전투기 F-5이다. F-5는 연구단계부터 가성비를 중시한 고기동 모델로, 미군은 훈련 상황에서 가상 적기로 활용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우방국들이 대거 도입한 전투기이다.
대만 공군은 1965년, 미군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8기의 F-5를 증여받았다. 이후 최전방 주력 전투기로 자리 잡았고, 최대 336기까지 보유량을 늘렸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아쉬운 성능으로 인해 현대전에 적합하지 않아 퇴역을 결정했고, 현재는 정찰이나 훈련용으로 개조되어 27기 정도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대만의 주력 전투기 F-16
2026년까지 66기 추가 도입
현재 대만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우리 공군과 마찬가지로 록히드마틴의 베스트셀러, F-16 다목적 전투기이다. F-16은 미국과 중국의 합의로 인해 대만에 수출이 금지된 모델이었지만, 결국 1992년에 대만 공군은 150기의 F-16A/B를 구입했다.
F-16의 70년대 초기 모델은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YF-16인데, 록히드마틴의 항공 사업 인수 이후 현재 최신형 모델은 전자 장비를 보강한 F-16V 모델이다. 대만 공군은 기존에 도입한 F-16A/B 기종 중 62기를 F-16V로 개량했고, 2019년 도입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66기의 F-16V를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다.
아픈 손가락 미라주 2000
자국 전투기 F-CK-1 징궈
중국의 Su-27 도입 소식을 들은 대만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쏘의 4세대 전투기, 미라주 2000을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 금액으로 49억 달러(한화 약 6조 7천억 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60기를 배치했지만, F-16에 비해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 추가 개량 사업을 벌이진 않았다. 현재는 손실분과 훈련기를 제외한 46기가 고고도 요격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공군은 103기의 자국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에 처음으로 실전에 배치된 F-CK-1 징궈는, F-5를 라이선스 생산하던 AIDC가 서방 기업들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한 경전투기이다. 현재 운용 중인 F-CK-1 전량은 2018년까지 전자 장치, 연료 탱크 등의 성능 보강을 마친 F-CK-1C/D 모델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