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범죄자들로 구성된 부대가 상당히 강할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사면을 조건으로 건다면 흉악한 범죄자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싸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전쟁이 발생하면 이들을 징집해서 전장에 투입하면 매우 효과적인 전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많은 매체에서도 이러한 범죄자로 구성된 징벌부대가 강력하게 연출되기 때문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는 민간 군 기업인 와그너의 대표가 러시아의 한 교도소에서 모병 활동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자들까지 사면해줄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는데, 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와그너 대표 푸틴 측근
사면 조건으로 징벌부대 모집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민간군사기업, PMC 와그너 그룹의 대표인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동향 출신인 측근이며, 미국의 대선을 방해하는 등의 범죄행위로 FBI의 수배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푸틴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의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을 통해 아프리카, 중동을 비롯한 세계 여러 곳에 러시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해결사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 교도소에서의 모병 활동도 러시아 정부의 지시가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서 프리고진은 22세부터 50세 사이의 건장한 성인 남성 지원자를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모집한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성범죄를 포함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었다. 통과자들은 와그너 그룹에서 6개월간의 복무를 마친다면 사면될 것이라고 그는 밝혔으며, 이러한 모집은 지난 3월부터 교도소 17곳, 재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스탈린 시절 징벌부대 운영
극단적인 병력 손실 해결책
러시아는 이미 범죄자로 구성된 부대를 운영한 전력이 있는데, 러시아가 스스로 계승했다 주장하는 소련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스탈린의 지시로 운용했던 슈트라프바트가 그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사면이 아니라 단순히 범죄자들의 형을 전시 보병으로 대체복무 시키는 방식으로 징집되어 정규 군인으로 합당한 대우를 받았다. 물론 당시 환경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수용소, 교도소와 다름없는 환경이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범죄자를 징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인명 피해가 천문학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소련의 2차 대전 전체 사망자 2,900만여 명 중 1,200만 명이 군인이었기 때문에, 이미 민간인과 군인의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거기에 소련군은 당시 영관급 장교의 숙청으로 인해 지휘체계의 부재로 이 피해는 더욱 극대화되었다.
러시아군 상황 그만큼 심각?
네티즌 '마지막 발버둥 아니냐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볼 때,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추측할 수도 있겠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연승으로 러시아군은 점점 우크라이나 국경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이며, 심지어 정규군이 아닌 민간 군사 업체를 통해 범죄자를 모병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네티즌 역시 이러한 러시아의 상황에 어이없어했다. '상황이 오죽 안 좋으면 저러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며, '어차피 범죄자들은 총알 보면 다 도망간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