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7천만 원이 누구 집 강아지 이름인가” 싶은 독자들도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 “7천만 원 정도 있으면 어떤 차든지 넉넉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소재 같은 경우에는 결이 좀 다르다. 자그마치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세단들이니 말이다.
모든 게 상향 평준화된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이제 어떤 물건이든지 더 나은 서비스와 품질을 원하게 됐다. 하물며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는 오죽할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독일 3사부터 제네시스, 볼보, 캐딜락까지 총 6종의 프리미엄 세단을 모아서 살펴봤다. 비록 슈퍼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탈 수 있는 차들도 아니다. 지금부터 각각의 모델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찬찬히 알아보자.
지난 10월,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더 뉴 E클래스가 출시됐다. E클래스는 플래그십 세단 S 클래스와 기본형 C 클래스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와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벤츠 브랜드 차량 중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베스트셀링 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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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E클래스는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최첨단 사양을 탑재해 차별화된 매력을 뽐낸다. 가솔린 3종, 디젤, PHEV, 고성능 2종을 선보였는데, 특히 디젤 E220d는 기존과 달리 4MATIC만 출시되며, 모든 트림에 ADAS가 기본 탑재된 점이 눈에 띈다. 트림별 가격은 E250 아방가르드 6,550만 원, 익스클루시브 6,99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E220d 4MATIC 익스클루시브와 AMG 라인은 각 7,650만 원, 7,890만 원에 이르는 다소 높은 가격대를 가졌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숙명의 라이벌로 꼽히는 BMW에서도 최근 신형 5시리즈가 출시됐다. BMW 뉴 5시리즈에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된 키드니 그릴, 새로운 디자인의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다. 뒷면에는 L자형 3D 리어라이트가 장착됐으며, 실내에는 12.3인치 고해상도 디지털 계기반 및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됐다. 여기에 센사텍 대시보드와 고해상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사양이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한 190마력 2.0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됐으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새롭게 추가됐다. 신형 520i는 최고출력 184마력의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가격은 520i 럭셔리 트림 6,360만 원, 520i M 스포츠 패키지 트림 6,510만 원으로 책정됐다.
A6는 아우디 브랜드의 정수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더 뉴 아우디 A6 40 TDI는 아우디 A6의 8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A6 40 TD과 A6 40 TDI 프리미엄 두 가지 라인을 갖고 있다. 아우디만의 세련되고 역동적인 디자인과 동급 모델 중 가장 넓은 차체, 향상된 성능과 연비, 그리고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을 탑재한 점이 눈에 띈다.
두 라인 모두 2.0L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 및 7단 S 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 최고 속도는 246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8.1초다. 더 뉴 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의 가격은 6,680만 원, 더 뉴 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의 가격은 7,072만 원에서 시작된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신형 G80은 2013년 2세대 DH 이후 무려 7년 만에 풀 체인지 된 모델이다. 신형G80은 기존 대비 너비를 35mm 넓히고, 높이를 15mm 낮췄다. 실내 디자인은 제네시스 특유의 ‘여백의 미’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개인 공간을 확보했다. 더불어, 12.3인치 클러스터,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얇은 형태의 송풍구 등을 배치해 운전자가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고안했다.
신형 G80에는 가솔린 2.5 터보, 가솔린 3.5 터보, 디젤 2.2 등 3가지 엔진 라인업이 있다. G80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 5,247만 원, 가솔린 3.5 터보 엔진 5,907만 원, 디젤 2.2 엔진 5,497만 원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취등록세를 더한 실구매 가격은 2.5 가솔린 5,629만 원, 2.2 디젤 5,897만 원, 3.5 가솔린 6,336만 원이다. 그러나 풀옵션을 선택하게 된다면, 가격은 최대 8,227만 원에 달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옵션만을 적용하는 것도 가성비를 챙기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볼보에서 이른바 기함 역할을 하는 S90도 빼놓을 수 없다. 볼보는 지난 9월 신형 S90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형 S90의 전장은 5,090mm로 기존 대비 125mm 증가했으며, 휠베이스 역시 120mm나 늘어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모든 트림에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2열 C-타입 USB 등을 도입하는 등 편의시설도 충분히 갖췄다. 또한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인텔리 세이프도 모든 트림에 적용했다. S90의 트림별 가격은 B5 모멘텀 6,030만 원, B5 인스크립션 6,690만 원, T8 AWD 인스크립션 8,540만 원이다.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가격은 이전 모델 대비 오직 100만 원가량만 상향 책정된 점이 눈에 띈다.
CT5는 캐딜락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 ‘에스칼라’와 패밀리룩을 이루는 모델이다. 기존에 세로형이었던 헤드램프는 가로 배치 형태로 변했고, 리어램프 형상도 콘셉트카와 유사한 형태로 다듬어졌다. 실내는 패들 시프트를 마그네슘 소재로 제작하고, 전 트림 열선·통풍 시트를 기본 적용하며 고급미 강조한 모습이다. 특히 마사지 기능, 무선 충전, NFC 기반 스마트폰 페어링 등 국내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들도 기본 탑재해 화제다.
두 가지 트림이 있는데, 각 가격은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 5,428만 원, 스포츠 트림 5,921만 원이다. 취등록세를 감안할 경우 프리미엄 럭셔리가 5,796만 원이며, 스포츠 트림은 6,322만 원으로 가격 책정이 이뤄진다. 별도의 선택 품목은 없으나 이미 뛰어난 옵션들을 대거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많다.
분명히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모델들이기는 하지만, 최근 국내외로 품질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프리미엄이라 그래서 구입했더니 난데없이 시동이 꺼지고 단차가 발견된다면, 그 어떤 소비자가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면 품질도 프리미엄이 돼야 하지 않을까?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쩌다 한 번 실수한 걸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안 좋은 뉴스를 들을 때마다 목숨을 내놓고 운전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권리와 목소리를 기업이 귀 기울여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글.
차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