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위험은 언제나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시간의 휴전으로 한국인들이 이에 무감각해졌을 뿐, 전쟁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때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불안감은 전시로 착각할 수 있는 상황에도 터져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이번 강릉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그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밤중에 갑작스레 들리는 폭발 소리와 함께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불안에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의문의 폭발 소리와 화재
새벽 6시까지 엠바고 걸려
지난 10월 04일 저녁 11시부터 커뮤니티들에는 강릉에서 발생한 화제에 대한 글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문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군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는데,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계속되었다는 증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이 강릉에 위치한 군부대에서 발생한 오폭 사고거나, 최악의 경우 북한의 공격인지 우려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밤새 올라오지 않았는데, 군 차원에서 다음날 5일 오전 6시까지 엠바고를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들의 불안은 계속되었지만, 적어도 북한의 공격일 리는 없다는 것이 정론이었는데, 만약 그랬다면 당장 동원령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합참 '미사일 오폭 사고'
18비 ATACMS와 현무 발사
이후 오전, 합참에서는 이번 사고가 강릉에 위치한 공군 18 전투비행단에서 발사한 국군과 미군의 미사일 중 하나가 비정상 비행으로 낙탄했으며,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응수로 국군과 미군 역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중 하나가 오작동하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발사에서 사용된 미사일은 2대로, 미군의 ATACMS와 국군의 현무-2 미사일이었다. ATACMS는 미군이 운용하는 전술 탄도 미사일로, 강력한 파괴력과 300km에 달하는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현무-2는 대한민국 육군이 운용 중인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사거리는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550km까지 늘릴 수 있는 기술을 이미 국군이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이 현무-2 미사일의 오작동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강릉 시민들 밤새 공포
네티즌 '몇 시간 전쟁 체험했다'
엠바고는 정국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고, 시민들에게 정리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정부가 전달하기 위해 일정 시간 동안 언론의 보도를 보류하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추측이 난무하던 밤새, 강릉 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네티즌 역시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진짜 전쟁 난 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그래도 인명피해 없다는 게 어디냐'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빠르게 정보 공개를 안 하니까 시민들이 공포에 떠는 거다'라며 엠바고를 건 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