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러시아발 자폭 드론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기반 시설을 초토화하고 임산부를 포함해 총 8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 서방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전쟁 범죄 행위라며 이를 규탄했고, 해당 드론이 이란에서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자 비판은 이란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란 측은 드론 제공 사실을 즉각 부인했고, 국제 사회의 조사 압박이 거세지자 “제공한 것은 맞지만 전쟁 이전”이라며 발을 뺐다. 이란의 결백 주장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밀약 의혹은 끊임없이 증폭되었고, 최근 이란이 아예 러시아의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었다.
러 본토서 공동 생산 합의
무인기 대가로 무엇 받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러시아가 러시아 본토 내에서 수백 대의 무인 공격기를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미국 관리들은 양국 실무자들이 이달 초, 이란에서 회담을 진행하여 협력을 약속했고 수개월 내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설계와 핵심 부품 등을 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가 자체 생산 설비를 확보하게 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파괴력이 강한 무인기 전력을 극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만약 이러한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란과 러시아가 강력한 동맹관계를 약속한 것이며, 러시아가 이란에 특정 이익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전 보도에서도 불거진 의혹
러시아군 설계자 자처한 이란
이달 초에도 영국 스카이뉴스가 보안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제공받는 대가로 서방의 무기를 넘겨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서방 무기와 더불어 2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함께 건넨 것으로 알려졌고, 추가 드론 계약 의혹도 불거졌다.
이란의 드론 공급이 기정사실화된 것에 마이클 나이츠 중동 군사 안보 전문가는 “이란은 자신들이 설계한 미사일과 드론의 토착 생산한 긴 이력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이란이 강대국의 설계 역할을 도맡고 있다는 의미인데,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부가적으로 어떤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대가가 무엇인지는 불분명
서방 제재 강화 필요성 대두
일부 외신들은, 이란이 무인기 제공의 대가로 핵무기 관련 지원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이란에 원전 핵심 부품과 감시 위성을 제공한 바 있으며, 최근 이란은 미신고 핵물질에 대한 조사 요구를 받고 있어 좌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사안에서 가장 핵심 문제는 이란과 러시아가 생산하는 드론의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보유 유무이다. 이는 양국에 가해진 제재로 인해 불가능해야 마땅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란제 드론 부품의 75%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