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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리터리샷 Dec 05. 2022

FA-50 대금 선납한 폴란드...인도네시아와 비교 돼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소식 등, 21세기 신냉전 기류 속 각 국가는 국방비 증액을 통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방산업계는 뜻밖의 대호황을 맞았다. 특히 K-방산은 가성비와 빠른 납기, 수입국 맞춤 금융 정책 등 경쟁우위를 통해 대형 계약을 잇달아 따내고 있다.


2020년까지 연평균 20억 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올해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 1천억 원)를 넘어서 200억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 2027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올해 K-방산의 빛나는 실적에는 큰손 폴란드의 총괄계약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최근 폴란드가 FA-50 계약의 선수금으로 납부한 금액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계약금 30%인 1조 2천억 입금
통 큰 금액에 빠른 납기 요청

지난달 3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폴란드 군비청은 FA-50 48기의 수출 계약 이후 2달 만에 9억 달러(한화 약 1조 1,695억 원)를 선수금으로 입금했다. FA-50 계약이 총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천억 원) 규모이기에 계약금의 30%를 선수금으로 납부한 것인데, 통상 무기 수출 계약의 선수금은 10% 수준이며 지급 시기 역시 1년 정도의 여유를 둔다고 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폴란드 측은 선수금을 통상 수준보다 많이 지급하는 대신, 정해진 납기 일정 준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로 향할 FA-50은 12기가 내년 하반기에 먼저 인도되고, 나머지 수량은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폴란드의 이 같은 요청은 커지는 안보 위협 속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으로 빚어진 전력 공백을 이른 시일 내에 메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폴란드와 대비되는 인니
KF-21 개발 분담금 언제?

처한 상황도 성격도 다르지만, 폴란드의 통 큰 입금에 네티즌들은 인도네시아와의 KF-21 공동개발 건을 떠올렸다. 2016년 체결한 공동개발 계약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 8조 8천억 원의 20% 수준인 약 1조 6천여억 원을 2026년까지 납부하는 대신 시제기 1기와 각종 기술자료, 48기의 현지생산 라이선스를 제공받게 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재정 악화 등의 이유로 2019년 1월부터 분담금 납부를 중단했고, 입금이 완료된 2,272억 원을 제하고도 약 8천억 원 정도의 연체금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이에 국내 여론은 계약을 파기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1호기의 시험비행 성공 소식에도 인도네시아 국기를 떼어내자는 주장이 빗발쳤다.

납부 의지 천명했지만
완납과는 거리가 멀어

인도네시아의 지지부진한 개발 분담금 이슈는 지난달 인도네시아가 소액이나마 납부를 재개하면서 다시 물꼬를 텄다. 지난 9월, KF-21 시험비행 성공 기념행사에서 무함마드 헤인드라 인도네시아 국방부 차관은 가까운 납부 계획을 밝혔고, 이후 지난달 1일에 KAI는 약속이행 담보금 성격으로 94억 원이 입금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3,300만 달러(한화 약 464억 원)를 KF-21 분담금 예산으로 책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정 금액까지 모두 합쳐도 연체액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은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도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연도별 분담금 납부액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사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실효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 있을지 의문
인니 내서 흐르는 기류

인도네시아 방위산업정책위원회 소속 민간위원인 앙기 엘리마 변호사는 KF-21 개발 비용 납부에 대한 내부 인식을 개인의 생각이라며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분담금 미납과 관련하여 그는 “양국이 오래전부터 협정을 맺어왔고 양국 대통령이 최근 직접 만나기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계획했던 것보다 기술적 차원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밝히며, “KF-21 사업에 보다 많은 인도네시아 기업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KF-21 사업에는 PTDI만 참여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사업 협력을 통해 기술 공유를 확대하고 이후 현지 생산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흉금 터놓고 대화해야”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에 더해 엘리마 변호사는 “4.5세대 전투기에 머물 게 아니라 5세대 준비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며 “그래야 수출도 가능하고 양국이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서로가 핵심 방산 협력 국가임을 공고히 했고, 업계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되레 속앓이를 키워 답답한 계약 이행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KF-21 개발 사업에 대해 네티즌들은, “결국 신뢰의 문제다”, “실무자끼리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 “간 보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눈치싸움 하는 것 같네”, “양산은 멀었는데 연체는 몇 년째”, “우리도 힘들게 개발한 기술인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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