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 공군 최고의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1기가 비행 중 오작동으로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미 공군에 따르면 착륙 직후 기체에는 불이 붙었지만, 이내 진압되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고로 인해 19일, B-2 폭격기 20여 기는 모두 비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연내에 예정된 각종 대학 구기 대회 행사 참여도 취소되었다. 미 안전 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했으며 안전 점검과 조사가 완료되면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B-2 공백에 우려 목소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B-2 전 기종에는 미 공군 총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언제든지 비행을 재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렸지만, 미국의 공군력을 상징하는 기체이기 때문에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20일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질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 어떤 위협이 발생하든 이를 상대할 항공기, 함정, 지상군이 있을 것”이라며 “재래식과 핵무장이 둘 다 가능해 B-2와 같은 역량을 제공하는 B-52 폭격기도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적을 억제하고 필요하다면 적과 교전하는 데 필요한 폭격기 전력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첨언했다.
B-52의 견고한 존재감
B-21 등장도 전력 더해
미 공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략자산 주둔을 늘리는 과정에서 B-52 폭격기 6기를 호주에 배치했고,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자 F-22와 함께 한반도를 찾은 기체도 B-52 폭격기이다. B-52는 1952년 첫 비행한 이후 무려 70년 동안 현역에서 활동 중이며, 가성비 덕분에 B-1과 B-2보다 퇴역 예정 시기가 늦게 계획되어 있다.
B-52와 더불어, 내년 첫 비행이 예정된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도 미 공군의 폭격기 전력을 한층 격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모습을 드러낸 B-21은 B-1B와 B-2를 대체할 사상 최초의 6세대 군용기이다.
종이비행기라 조롱하던 중국
군사전문가 지적도 이어졌다
기존 B-2 대비 체공 시간과 폭장량은 줄었지만, B-21은 뛰어난 스텔스 성능과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생산 단가를 낮춘 멀티플레이어로 꼽힌다. 덕분에 B-21은 대량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 “어떤 폭격기도 B-21에 필적할 수 없다”라며 “B-21은 중국 핵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들은 “B-21은 중국위협론의 산물이다”라며 “중국 인민해방군과 14억 인민의 굳은 의지의 벽 앞에서 가볍게 접히는 종이비행기가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CCTV 군사평론가 두원룽은 “B-21은 스텔스 성능이 더 좋아져 모든 파장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다”라며 조롱할 때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