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블런 효과’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이는 가격이 비싸지면 제품을 고급이거나 특별한 것으로 인식해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19세기 경제학자 베블런이 발견한 현상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을 품질의 지표로 인식하곤 한다. 다시 말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그만큼 제품의 품질이 좋을 거라고 인식한다는 얘기다.
베블런 효과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적용되는 현상이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네시스만 봐도 그렇다. 실제로 1억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약 3만 대가 팔린 GV80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국내에서 비싸다고 손 꼽히는 모델들을 살펴봤다. 지금부터 함께 낱낱이 파헤쳐 보자.
G70은 가솔린 터보 2.0 RWD, 가솔린 2.0 AWD. 가솔린 터보 3.3 RWD, 가솔린 터보 3.3 RWD, 가솔린 터보 3.3 AWD, 디젤 2.2 RWD, 디젤 2.2 AWD로 라인업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가솔린 터보 3.3 AWD가 가장 고급 트림으로 꼽힌다.
가솔린 터보 3.3 AWD에서 스포츠 프레스티지 A/T를 선택하면 기본 가격 5,620만 원이 책정된다. 여기에 와이드 선루프, 미뤠린 올시즌 타이어, 얼티밋 패키지3,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1, 차량 보호 필름 등의 옵션을 모두 추가하면 444만 원이 추가된다.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 구매가는 6,505만 원에 달한다.
대안이 없는 차라고 불리는 카니발은 세 가지 엔진을 품었다. 가솔린 3.5, 디젤 2.2는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나뉘고, 가솔린 3.5는 7인승 하이리무진, 9인승 하이리무진으로 나뉜다. 최고급 트림은 6,271만 원 상당의 가솔린 7인승 하이리무진이다.
스노우 화이트 펄, 스마트 커넥트 & KRELL 프리미엄 사운드, 프리미엄팩 등의 풀 옵션 가격은 2,910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구매가는 6,985만 원으로 책정된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주로 연예인 차, 유명인 차 등의 특수한 이유로 사용되는 차로, 이전 모델에 비해 비싸진 가격을 자랑한다. 그러나 국내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수요는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솔린 터보 2,5, 가솔린 터보 3.5, 디젤 2.2 등 세 라인업으로 구성되는 GV70은 모든 엔진 라인에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할 수 있다. AWD도 선택 가능한데, 다만 가솔린 터보 3.5는 이미 AWD가 기본 적용돼 있어서 이 모델을 뺀 나머지 라인업에 AWD를 적용할 수 있다.
가솔린 터보 3.5 스포츠 AWD A/T 모델을 선택했을 때의 기본 가격은 6,150만 원이다. 여기에 무광 외장 컬러,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파퓰러 패키지, 아웃도어 패키지,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등 풀 옵션을 더하면 8,176만 원의 가격대가 형성된다.
G80은 제네시스의 대표 모델 중 하나다. 특히 3세대 G80은 출시할 당시 해외 자동차 전문지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았던 모델이기도 하다. 제네시스 측은 “준대형 고급 세단이 갖출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비율을 갖춘 차”로 G80을 명명하기도 했다.
G80은 가솔린 터보 2,5, 가솔린 터보 3.5, 디젤 2.2 등 세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가장 고급 트림은 가솔린 터보 3.5 AWD A/T이며, 기본 가격은 6,214만 원에 달한다. 기본 가격에 시그니처 디자인 컬렉션 Ⅱ, 2열 컴포트 패키지, 빌트인 캠 패키지, 하이테크 패키지 등 풀옵션을 더하면 2,106만 원이 추가된다. 실구매가는 취득세 등을 고려한 8,924만 원이다.
최근 미국에서 사전 계약 물량이 2만 대를 넘어선 GV80의 인기는 국내 시장에서 먼저 입증됐다. 올해 초 출시된 GV80은 누적 판매량 약 3만 대를 기록했다. 이미 연간 목표치 2만 4,000대를 돌파한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수개월에 달하는 대기 기간이 있을 정도다.
GV80 역시 가솔린 터보 2,5, 가솔린 터보 3.5, 디젤 2.2 등 세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최고 트림은 가솔린 터보 3.5 AWD 7인승 A/T이고 기본 가격은 7,049만 원이다. 아웃도어 패키지,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컨비니언스 패키지 등 풀 옵션 가격은 2,234만 원이다. 여기에 취득세를 고려한 실구매가는 9,879만 원으로, 1억에 육박하는 가격대를 자랑한다.
2012년 출시된 1세대 K9은 오피러스 후속 모델로 개발됐다. K9은 당시 기아차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이었으나, 뭇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자인 호불호가 첨예하게 갈렸다. 이후에 기아차는 K9 2세대 모델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중이다.
현행 K9은 가솔린 터보 3.3, 가솔린 3.8, 가솔린 5.0 라인업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서 가솔린 5.0이 가장 최고급 트림이며, 이 트림에선 퀀텀 AWD A/T만 선택 가능하다. 기본 가격만 9,203만 원에 이른다. 이미 가격대가 상당한 만큼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추가 옵션은 거의 없다. 선루프는 선택할 수 있는데, 79만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구매가는 9,955만 원에 이른다.
가솔린 3.8, 가솔린 터보 3.3, 가솔린 5.0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G90의 가장 고급 트림은 가솔린 5.0 프레스티지 리무진 AWD A/T이다. 기본 가격만 무려 1억 5,609만 원이니, 가히 회장님 차라고 불릴 만하다.
여기에 외장 컬러와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 냉온 컵홀더, 차량 보호 필름 등 옵션을 더하면 590만 원이 추가된다. 취득세 등을 고려한 실 구매가는 약 1억 7,371만 원이다. 오늘 소개한 모델들 중에 가장 고가의 모델이다.
오늘은 국내에서 가장 비싼 모델들이라고 불리는 7종의 모델을 살펴봤다. 국산차의 가격이 언제 이렇게 비싸졌는지 모를 일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제 돈 없어서 수입차 사게 되겠다”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것일까? 다양한 옵션도 좋고 수려한 디자인도 좋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다. 기업이 겉모습과 화려한 옵션에 가려져서는 안 되는 품질을 잘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차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