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했다. 이번 전개는 한미동맹 70주년과 더불어 잦아진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확장 억제 공약 이행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간 북한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는데, 최근 니미츠호를 위협하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과거 1968년 북한에 나포된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AGER-2)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신문은 해당 사건을 소개하며 55년 전 나포 작전에 참여한 박인호, 김중록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강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대륙 없앨 수도”
푸에블로호 사건 소환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당시를 회상하며 “핵항공모함이요 핵잠수함이요 하는 것들까지 끌어들이며 전쟁 연습의 판을 더 크게 벌여 놓고 있는 미제의 가소로운 꼬락서니를 보니 우리 군홧발 밑에 무릎 꿇고 벌벌 떨던 간첩선의 해적 놈들의 가련한 몰골이 생생히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김중록은 최근 북한이 공개한 핵어뢰 ‘해일’을 언급하며 “세계 최강의 핵무기들까지 장비한 우리 해군에 감히 맞선다면 아무리 덩치 큰 항공모함이라고 해도 푸에블로호 신세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호 역시 “미국이라는 땅덩어리 전체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어지는 운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며 거들었다.
아픈 역사 건드린 북한
내부 결속 위한 무리수?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는 니미츠호의 한반도 기동을 비판함과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건 당시 푸에블로호는 북한 초계정의 정선 요구를 거부했고, 북한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선박을 나포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발포로 승조원 1명이 사망했고, 남은 82명의 승선 인원이 약 11개월 동안 억류되어 갖은 고문과 구타 등의 피해를 봤다.
미국은 약 30차례의 비밀회담 끝에 승조원들을 송환시킬 수 있었는데, 당시 베트남전으로 미국 내 전쟁 여론이 악화하던 터라 영해 침범을 사과하는 문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푸에블로호 선체는 동해안에 정박되어 있다가 1998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지시로 현재 평양 보통강변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