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X는 CGV에서 밀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극장 상영 포맷이다. 나온지는 꽤 되었지만, 이 영화를 즐기려면 새롭게 편집해야 하기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많지는 않았다. 이전에 한국영화로 홍보를 많이 했던 것은 <대동여지도 : 고산자>가 생각난다. 영화가 망한 것과는 별개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스크린 X는 스크린이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좌우 벽까지 활용한다. 영화를 굳이 영화관 가서 보는 것은 단순히 크게 보는 것만이 아닌,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하기 위함인데 기존의 아이맥스나 4DX가 부담이라면 스크린X는 좋은 답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탑건을 볼 때는 조종석에 앉아 비행하는 모습을 제대로 느끼려 선택했지만, 스크린 X의 장점은 비단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옆으로 넓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영상이 극장에 앉은 내 시야의 좌우를 감싸듯 둘러져 있다. 따라서 카메라의 패닝이 일어날 때, 훨씬 더 현장감이 느껴진다. 전부 보이지 않아도 내 시야의 너무 좌우에서 화면과 색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가장 잘 만들어져 있다는 영등포에서 탑건을 봤을 때는 가운데 스크린과 좌우의 스크린 사이의 유격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왕십리는 조금 유격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게 몰입에 방해되지 않았다. 사실 스크린 X를 보면서 가장 염려한 점은 위아래가 많이 잘려 내가 못 보는 화면이 있진 않은지, 좌우의 화면이 내 시야를 벗어나서 못 보는 장면이 있진 않는지였다. 하지만 그럴 걱정은 거의 없었다. 중요한 화면들은 거의 가운데 스크린에 들어오도록 재편집을 하는 것 같았다.
감독이 만든 제대로 된 화면 비율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지 않지만, 그것보다는 영화 속에 실제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스크린X를 추천한다. 특히 4DX가 흔들거리고 물을 뿌려대서 싫은 사람이라면.
*익스트림 무비에서 스크린X표에 당첨되어 후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