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디자이너의 프로그램들

by 카시모프

회사를 다니면 회사 차원에서 주로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런 제품들은 주로 회사차원에서 비용으로 나가기 때문에 회사원으로 있을 때는 별다른 신경을 안 쓰게 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모든 게 비용이다. 컴퓨터 작업이 활성화되던 2000년 닷컴 버블 때만 해도, 윈도우부터 시작해서 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구해고, 시리얼 키를 구하거나 크랙을 깔아 불법으로 설치하는 일이 잦았다. 당시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개념도 낮았고, 프로그램 자체가 비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바일의 발달과 애플 앱스토어 이후로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하는 것들에 대해 '돈을 주고 사는'문화가 많이 활성화되어서 프로그램의 가격 자체가 다운되었고, 프로그램을 '구독 서비스'로 이용하는 개념이 생기면서 훨씬 싼 가격에 매달 비용을 지불하며 최신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게 '안 나가도 될 돈'이라는 생각으로 여전히 윈도우나 응용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받아서 설치하는 프리랜서들이 있다. 다른 사업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을 생각하면, 컴퓨터로 일하는 프리랜서가 지불하는 프로그램 구독 서비스들은 굉장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매년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을 어둠의 경로로 구하러 다니느라 바이러스의 위협을 감당하지 말고, 안전하게 정품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하자. 특히 윈도우는 정품을 이용한다면 내장 백신인 디펜더가 작동하는데, 별다른 백신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우수하다.



윈도우와 맥 OS

많은 디자이너들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운영체제를 결정하는 것이다. 편리하게 윈도우로 할까? 고급지게 맥을 쓸까? 20년 30년 전만 해도, 어도비의 포토샵은 맥 전용이나 마찬가지였다. 맥은 퍼스널 컴퓨터에서 GUI(Graphic User Interface)의 시초나 다름없어서, 그래픽 작업을 할 때는 맥의 색감을 따라올 수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실제로 윈도우용 포토샵 등은 개발이 늦게 되었고, 기능이나 표현 색감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그래서 아직도 디자인이나 출판업계는 맥 OS를 쓰는 곳이 많다. 하지만 윈도우도 발전하면서 지금은 그 차이가 거의 없다.


윈도우를 쓰느냐 맥을 쓰느냐의 문제는 어느 OS를 더 편리하게 느끼느냐, 내 클라이언트가 어떤 OS를 쓰느냐가 더 크게 작용한다. 각각의 OS를 제대로 쓰려면, 내 주변기기나 응용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생태계로 맞춰주는 게 가장 편리하다. 예를 들어, 윈도우를 쓴다면 원드라이브, 워드, 원노트,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하고 맥 OS를 쓴다면 아이클라우드, 페이지스, 애플 메모, 아이폰을 이용하는 식이다.


윈도우

장점

- 많은 클라이언트가 사용하고 있으므로, 작업 파일을 공유할 시 오류가 적다

- 대부분의 부품에 알맞은 드라이버가 있어서, 조립형 데스크탑을 산다면 윈도우를 설치해야 한다

- 안드로이드 폰과 연결이 용이하다

- XBOX 게임과 연동이 된다

단점

- 맥 OS에 비해 오류나 블루스크린이 뜨는 멈춤 현상이 많았으나 많이 개선되었다

- 완성형인 경우에도 제품 가격에 OS 가격이 포함되어있다

- OS의 디자인이 덜 유려한 편이다

- 아이폰, 아이패드와 연결이 불편하다

- 앱스토어가 빈약하다


맥 OS

장점

- 멈춤 현상이 적고, 하드디스크 포맷 방식이 보안이 좋다

- 애플 기기를 사면 OS와 맥에서 개발한 수준 높은 기본 응용 프로그램들이 무료이다 (페이지스, 파이널 컷, 개러지 밴드 등)

- 유닉스 기반의 프로그램이라 움직임과 그래픽이 유려하다

- 방대한 앱스토어를 자랑한다

-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클라우드와 연결이 용이하다

- 애플 기기 안에 부트캠프 기능으로 구입한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고, 왔다 갔다 하며 작업할 수 있다

단점

- 한글 자소 분리 현상이 있어서, 윈도우를 쓰는 작업자와 공유할 시 한글 파일명이나 폴더를 쓰지 말아야 한다. 드롭박스에서 파일을 사용할 시 자동으로 자소 분리를 고쳐준다

- 반드시 애플 기기를 사야 한다. 조립형 컴퓨터에 사용할 수 없다

- 애플 기기를 사야 하므로, 부품 업그레이드가 비싼 편이고 A/S가 불편한 편이다




클라우드와 백업

디자이너뿐 아니라 모든 작업자는 백업이 가장 중요하다. 소설가 김영하도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백업이라고 했다. 그래서 예전에는 외장하드나, 서버처럼 쓸 수 있는 대용량 하드 스토리지 등이 인기였다. 그러나 근래 10년 동안 빨라진 인터넷 속도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가 엄청나게 발전해서,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독하는 게 백업에 훨씬 편리하다. 하드디스크도 몇 년 이상 지나면 배드 섹터가 생기기 시작해서 바꿔줘야 하는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드디스크 관리를 클라우드 회사에서 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구독 서비스에 따라 내 작업 파일의 이전 버전과 지운 파일을 일정기간 가지고 있으므로, 내 PC에서 파일이 날아갔다거나 지워져도 금방 복구할 수 있다. 물론, 응용 프로그램 자체에서 '몇 분마다 자동 저장'을 체크하는 건 필수다.



원드라이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클라우드 서비스다. 최대 장점은 윈도우와 연동이 최상급이라는 것. 윈도우의 내 문서, 바탕화면이 결합되고 자잘한 프로그램 임시파일들도 백업이 된다. 다른 기기에서 백업할 시 충돌이 거의 없다. 그리고 구독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가 무료다. Outlook메일 서비스와 첨부파일 연동도 쉽다. 유일한 단점이 속도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서비스인 Azura에 주력하면서 덩달아 원드라이브의 서비스도 좋아졌다. 한국에 서울과 부산 두 군데에 데이터센터가 있고, 속도도 굉장히 빨라져 다른 클라우드보다 빠르면 빨랐지 느리지 않다. 맥 OS와의 연동도 나쁘지 않은 편. 이전 파일 복원 기능도 좋아서, 사실상 원드라이브를 쓰면서 파일이 날아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구글 드라이브

폰으로 안드로이드를 쓰고 있다면 구글 드라이브도 좋은 선택이다. 자사 메일 서비스인 Gmail과의 연동이 좋고, 다른 업무 계정과 파일 공유하며 일하기 좋은 편. 폰에서 사진과 동영상 때문에 용량이 모자라다면, 구글 드라이브를 구독하면 안드로이드 핸드폰의 데이터 백업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아이클라우드

맥이나 아이폰을 쓴다면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초기에 시작했는데도, PC에서 이용하기에 속도가 빠르진 않고 파일 관리가 힘든 편이다. 특히나 윈도우 사용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아 윈도우 사용자는 이용하기 불편하다. 하지만 아이폰의 데이터 백업이나 맥과의 연동이 최고로 좋으므로 애플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사용자에게는 필수다.



드롭박스

스토리지 서비스부터 시작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하는 전문기업으로, 대형 플랫폼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을 제외하고 가장 인지도도 높고 서비스가 좋다. 특히 각 운영체제 간 파일을 연동시키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예를 들어 맥에서 한글로 파일 이름을 만들면 자소 분리현상 때문에 윈도우로 가져오면 한글이 깨지는데, 드롭박스를 통해 공유되어있으면 파일 이름이 저절로 복구된다. 각종 플랫폼들과의 연계 서비스도 좋은 편이라 이용자가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다른 여타 서비스들이 좋아져서 조금 줄어들고 있는 편.



디자인 툴

20년 전에는 다양한 디자인 앱이 있었고 회사도 많았으나, 지금은 Adobe가 그들 대부분을 인수 합병하거나, 경쟁자들이 도태되었다. 사실상 영상과 디자인에 있어서 Adobe 제품만 구독해도 어지간한 것은 다 작업할 수 있다. 3D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단점인데, 이젠 Cinema 4D와 협업해서 Adobe After Effects를 설치하면 light버전의 Cinema 4D를 쓸 수 있다. 디자이너라면 필수인 포토샵이나, 출판업계에서 많이 쓰는 인디자인, PDF앱의 기본과 같은 아크로뱃, 가장 대중적인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프로, 가장 대중적이고 강력한 영상 이펙트 프로그램인 애프터 이펙트, 벡터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인 애니메이트(구 플래시), 오래 전부터 유명했던 웹사이트 제작 앱인 드림위버 등.... 따로 클라이언트가 정한 프로그램이 있거나, 영상이나 음악 쪽으로 완전 전문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게 아닌 한 사실상 프리랜서 디자이너라면 Adobe 제품군이면 족하다.



예전에는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정말 비싸서, 하나만 사는 것도 부담이었다. 구독 서비스를 하기 전 마지막 포토샵인 포토샵 cs6은 출시 가격이 80만 원이었고,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프로는 265만 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월 62,000원에 Adobe의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워낙에 프로그램이 비싸서 Adobe입장에서도 불법 프로그램을 근절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많은 회사와 개인 사용자들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프로그램의 서비스 질이 좋아졌다.


웹툰이나 캐릭터 일러스트를 한다면 클립 스튜디오가 저렴하고 유명하다. 기존에는 코렐 드로우에서 나온 페인터를 쓰는 디자이너들이 많았으나, 가격이 비싼 데다 회화에 더 맞춰진 툴이었다. 하지만 클립 스튜디오는 만화적인 일러스트와 만화 제작에 관련된 기능이 훨씬 우수하다. 최근에는 클립 스튜디오도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 단순한 드로잉 디자인이라면 아이패드에서 프로 크리에이트로 작업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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