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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시모프 Nov 16. 2022

<루나> eBook을 읽는 최소한의 기기

어릴 때는 책을 참 많이 읽었다. 물론 맨날 본 공상과학소설 또 보고, 학습만화 보고, 불법 일본 만화 또 보고 한 거지만. 그런데 20살이 넘으면서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있다 보니 책을 정말 멀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데 책을 사기 불편한 점도 있었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도 한몫했지만 모니터 화면으로 뭔가를 읽는 데 익숙해지니까 자주 피로하기도 하고 오히려 글을 대충 읽게 되었다.


그러다 몇 년 전, 크레마 샤인이라는 이북리더기를 사면서 다시 책을 읽게 되었다. e-ink패널로 본다는 게 꽤나 실제 책을 보는 것과 흡사해서 덜 피로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 좀 읽었는데, 크레마 샤인이 워낙 저사양이기도 해서 조금만 무거운 파일이 있으면 로딩하거나 페이지를 넘기는 데 오래 걸리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새 책을 보기 위해 새로 큰돈을 주고 컬러 이북리더기인 <오닉스 북스 노바 3 컬러>를 샀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색감이 신문 물 빠진 색인 건 나름 운치 있고 좋았지만 컬러필터 때문에 미세한 줄이 생겨 실제론 100 ppi정도의 해상도가 아닌가. 게다가 패널 자체 색도 어두워 조명을 켜지 않으면 좀 보기가 힘들었다. 사양이 좋은 만큼 크기도 크고 좀 무거워, 들고 다니기 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아깝지만 당근에 팔고, 정말 미니멀한 기능만 제대로 있는 이북리더기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북리더기만 파는 쇼핑몰인 '이노스페이스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루나>라는 이북리더기를 출시한 게 아닌가! 저가형 사양이지만 기존에 쓰던 크레마 샤인보다는 낫고, 기능면에서도 좋았다. 또 서점 플랫폼이 아닌  곳에서 만들어서, 구글에 로그인해서 구글 앱스토어에서 각 서점 앱을 받아서 볼 수 있는 게 굉장히 메리트였다. 기존에 오닉스 북스 같은 경우엔 중국 제품이라 조금 찜찜했고, 지금 나오는 크레마나 교보 리디북스 등은 자체 앱이 기본으로 깔려있고 추가하는 상태다. 구글 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은 새로 나온 교보 제품인데, 무척 비싸다.


아무튼 그러해서, 정말 미니멀한 기능만 들어있는 이노스페이스원의 <루나>를 구입해 보았다.


언박싱. 꽉 끼어있어서 박스를 열기 조금 불편했지만 디자인에 꽤 신경 쓴 티가 났다.


구성품. 본체, 설명서, USB-C 연결 케이블. <루나>는 USB-C 타입으로 충전한다.


<크레마 샤인>과의 크기 비교. 똑같은 6인치 제품이지만 베젤이 얇고 물리 버튼이 앞면에 없다. 무게도 150G으로 <루나>가 더 가볍다.


<루나>의 충전 케이블 단자. USB-C인데 마치 Micro-USB 단자처럼 생겼다. 외관이나 스펙 등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오닉스 북스 라이트>를 기본으로 조금 바꿔서 만든 제품 같다.


처음 켜면 <루나>가 나를 환영한다.


와이파이 등 몇 번 설정하면 업데이트를 하라고 하는데, 시스템 업데이트 시 화면이 달의 일주 그래픽이라 재미있다.


SD카드를 지원하므로 용량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설정> 기기 관리> GSF ID로 들어가면 구글 플레이를 활성화하는 방법이 있다.


화면을 드래그하면 밑에 등록 버튼이 있다. 드래그 안 하면 안 보여서 모르고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이 방법대로 활성화하면, 1시간 안에 구글 플레이가 연결되고 앱을 쓸 수 있다.


<루나>의 화면 백라이트. 요새 나온 제품들처럼 조명 색이 변하진 않지만, 밝기 조절은 가능하다. 다만 조명을 켜는 물리 키가 없어서 우측 메뉴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점은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물리키가 없는 게 더 편한 사람도 있으니 그건 개인의 취향. 조명은 꽤 밝은 편이다.


설정을 다 마친 후 대기화면. 우주인과 달이라는 컨셉이라 예쁜 이미지를 넣어놓았다.


212 ppi라서 최근 300 ppi를 넘어가는 이북리더기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눈으로 보기에는 거의 티가나지않았다. 다만 6인치 자체가 좀 작아서, 만화책을 볼 때는 옛날 500원짜리 불법 만화책 보는 것 같았다.


책을 볼 때도 글씨가 전혀 깨져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가 눈이 좀 침침해서 글씨 크기는 원래보다 키웠다.


윌라 오디오북도 결재해서 듣고 있는데, <루나>에 스피커는 없지만 블루투스로 무선 이어폰, 스피커 등을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TTS 읽기나 오디오북, 팟캐스트도 들을 수 있다.


장점: 가볍고 작아 휴대성이 좋다. 젤리케이스나 커버를 씌우지 않으면 얇은 노트만큼 밖에 안된다. 필요한 기능만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구글 플레이 이용이 가능해, 대부분의 이북과 전자도서관,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이 이용 가능하다. (하려고 하면 브런치도 된다) 물리 버튼이 전원 버튼뿐이라 단순해서 좋다.


단점: 저사양이다 보니 최신형에 비해 조금 반응이 더디다.  케이스가 가벼운 만큼 충격에 약하다. 젤리 커버 벗기려다 케이스가 분리될 뻔했다. 내구성이 약한 편이고 터치가 잘 되는 편은 아니다. 조명 켜는 물리 버튼이 없다.



스마트폰이 아닌 이북리더기를 사서 책을 읽는 이유는 휴대성과 빛이 나오지 않는 편한 가독성 때문이다. 거의 최고 사양이라 할 수 있는 컬러 이북리더기까지 사 봤지만, 역시 나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 싶을 때 쉽게 꺼내 들 수 있다. 이제 다시 자주 책을 읽어야겠다. (라면서 만화책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전하기 전에 와이파이를 끄면 된다. 와이파이를 켜놓으면 절전 상태에서도 계속 와이파이를 찾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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