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브런치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만큼 모 블로그 서비스처럼 글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유입을 목적으로 말도 안 되는 제목만 그럴싸하고 내용으로 채우는 글이 적다. 애초에 출간을 목표로 가입한 작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브런치는 기존의 블로그 서비스보다 '타인의 글 찾아보기''덧글 달며 소통하기'와 같은 기본 기능이 꽝에 가깝다. 심지어 내가 쓴 덧글을 모아 관리하는 기능도 없어서, 내 덧글에 누가 반응해주지 않으면 글을 써놓고 잊어버리기도 한다. pc용 홈에는 카테고리가 나누어져있긴 하지만 매우 주관적이고 고정적이다. 사람은 수동적이다. 알고리즘이 띄워주는 글 말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아보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전 브런치 앱에는 '브런치 나우'라는 기능이 좋았다. 고정적인 카테고리가 아니라, 날마다 달라지는 카테고리에 그 시간에만 보이는 새로운 글들이 계속 보여서 사용자로 하여금 '미처 몰랐지만 괜찮은 글'발견하기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브런치 나우를 없애고, '발견'탭을 누르면 어떤 알고리즘인진 몰라도 며칠 째 같은 추천 글이 계속 떠있는 리스트를 한참 주욱 내리면 pc와 같은 고정 카테고리 탭이 숨겨져 있다. 카테고리별 새 글을 엄청나게 숨기려 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브런치앱의 화면은 좋아졌는가? 전혀. 일단 브런치 북 위주로 바뀌었는데, 지금 뜨는 브런치북 순위는 계속 누적된 것을 보여주는 건지 한 달이 지나도 같은 게 계속 떠있다. 심지어, 목록을 보면 같은 작가의 브런치북이 몇 개씩이나 떠 있다. 재미있어서 많이 읽은 게 아니라, 순위목록에 있어서 많이 읽게 되는 느낌이다. 다양한 글을 전혀 접할 수가 없다. 비혼인 내가 왜 '이혼하기'시리즈를 한달이 넘게 목록에서 보고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의 브런치 작가'에도 한 달 전부터 뜨던 작가가 계속 나온다. 새롭고 다양한 작가를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브런치가 맘에 들어하는 몇 작가를 '띄워주기'식으로 계속 돌려서 보여준다. 부익부빈익빈만 심해지는 UI다. 한번 알림에 표시가 뜨면 확인을 해도 새알림 표시가 안 없어지는 오류 따위 아직도 안 고치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오고.
브런치 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브런치 앱은 브런치 작가들이나 다양한 글을 보려는 구독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처음 이 앱을 깔고 가입한 사람들에게 '우리 브런치는 이렇게 훌륭한 글들과 작가들이 있고 책도 많이 낸 서비스다'를 홍보하려는 것 같다. 이용자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브런치 북이나 에디터픽이 다양한 카테고리별로 나오면서 하루는 무리여도 며칠에 한 번씩은 리셋이 되어야 했다.
글을 포기하게 만드는 서비스가 아니라, 글을 쓰게 만드는 서비스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