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태안의 운여해변으로 출사를 갔었다. 원래는 노을이 멋지기로 유명한 곳이고, 해변 옆에 서있는 나무들이 바다의 반영으로 멋지게 찍히기로 유명한 곳인데 그날은 흐리고 춥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 데다 물때도 조금 맞지 않았다. 그래도 카메라를 여기저기 들이대며 열심히 바람이 매섭게 부는 그곳을 담아보려 애썼다. 보통 유명한 출사지라고 하면 항상 보이는 그 장면을 모두가 담으려 애쓰는데, 나는 항상 그 주변, 혹은 남과는 다른 것들을 담으려 하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한 것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고 망연자실할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