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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시모프 Mar 16. 2023

창덕궁의 처마 끝자락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날 창덕궁을 보러 갔다. 생각해 보니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았는데 궁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마음이 내키는 대로 카메라를 들고 찾아갔다. 아마 카메라에 단청을 가득히 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진은 이날 찍은 것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마치 서로 다른 사진을 오려 붙인 것 같다. 하지만 궁 안의 어느 작은 마루에 앉아 올려다본 채로 찍은 사진이다.
창덕궁 희정당. 서양식 가구들과 전구와 동양식 건축이 묘한 느낌을 준다.

창덕궁은 생각보다 넓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많은 인파 속에서 사람들을 찍지 않고 건물만 담으려고 노력했더니, 창덕궁이 어쩐지 쓸쓸해 보인다. 나는 노을이 물든 잡상의 실루엣을 뒤로한 채, 궁을 나섰다.


Lumix G7

Olympus 12mm F2.0


http://kko.to/8fW_h6Fx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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