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사진카페에서 남쪽 지방으로 1박 2일 출사를 간 적이 있다. 백양사와 순천만을 지나 보성 녹차밭과 죽녹원을 거쳐 노을이 아름답다는 부안의 솔섬까지. 다 관광명소인데 나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오로지 사진만 찍으러 카페 회원들과 가는 것이 되게 신선했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왜 남쪽 바다의 색은 영롱한 쪽빛일까. 그 여정을 다 담기보다는 둘째 날, 바닷가 앞 숙소에서 일어나 죽녹원을 거쳐 부안 솔섬에 갔던 사진을 올려본다.
숙소 앞에서는 꼬막을 잔뜩 잡은 어망이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해산물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작은 꼬막 무침정도는 먹는 편이다.
선착장에서 해를 받는 배말뚝. 조용한 항구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항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어쨰서 이런 시설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궁금하다. 그물이나 부표등을 놓은 뗏목을 선착장 바로 옆에 띄워 고정해 놓았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보기 위해 들린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여러 가지 나무와 꽃들이 있어서 사진 찍고 구경하기 좋다. 이 길은 1박 2일 멤버들이 바통터치 달리기 미션을 하던 곳이
희고 오래된 건물들이 나름 운치가 있다.
이곳에도 작은 죽림이 있고 대나무가 만든 자연터널이 있어서 찍어보았다.
죽녹원에 도착. 이곳은 벤치도 대나무를 엮어서 만들었길래 신기해서 찍었다.
1박 2일에서 멤버들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죽녹원 안의 정자, 죽향정. 나도 성지순례 오게 될 줄이야.
죽녹원의 대나무들은 바람을 가르며 쉬이 쉬이 흔들려 마음을 쓰다듬는다.
대나무의 푸르고 푸른 냄새가 청량했다.
부안 솔섬을 바라보는 해변. 노을을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돌들을 찍었다. 자갈해변인 이곳은 파도가 뭉그레 부서진다.
솔섬 옆으로 노을이 진다. 비록 구름이 껴서 해가 드러나는 노을은 아니었지만, 자갈과 파도와 솔섬과 붉은 노을은 방금까지 푸르게 물들였던 나를 다시 붉게 물들인다.
솔섬을 바라보며, 이런 곳을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사진은 두어 장 찍고,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바다 위로 떠 가는 노을은 내 앞에 앉은 자갈도 붉게 물들이고, 쪽빛 남쪽 바다마저 붉게 물들인다. 이내 지구의 그림자 너머로 숨을 빛을 바라보는 내 옆에선 파도가 자갈을 간질이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