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수원 돌비 시네마 기획전이 열렸다고. 그렇지 않아도 <더 배트맨>을 아직 보지 않았던 나는, 명당은 아니라도 좋으니 그저 볼 수만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 보니 열렸다는 글이 40분이 넘어가고 있지 않은가? 기획전의 라인업을 봤을 때 이건 이미 늦었다!
앱을 찾아 터치하는 와중에도 머리는 차갑게 비워야 했다. 내 빌어먹을 스마트폰은 평소에도 터치와 슬라이드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 진작에 아이폰을 샀어야 하나. 아니나 다를까, 앱을 열자마자 미끄러져 제멋대로 바탕화면이 뜬다.
"...!"
욕을 할 시간도 아깝다. 차분하게, 그러나 빠르고 정확하게 터치한다. 아뿔싸, 3일 중 앞 이틀, 낮 시간대는 이미 매진이다. 좌석을 확인해 보지만 너무 끝자리만 남았다. 급하게 되돌리기를 해 마지막 날로 고른다. 그때, 전화가 울린다. 스팸으로 의심되는 번호라고 뜨길래 차단을 누른다는 게 스와이프 해서 받기가 되었다. 내 입술이 일그러졌다. 차분히 다시 화면을 보고 끈다.
메가박스 앱으로 들어가니 아까 보았던 마지막 날 낮시간 자리가 없어졌다. 적어도 중앙블럭은 잡아야 했다. A열은 안된다. 마지막 날 좌석선택을 눌렀을 때, 기적처럼 중앙블럭 구석에 구멍 하나가 나 있었다. 평소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좌석이지만 그 기적과도 같은 좌석 구멍은 블랙홀이라도 된 것처럼 내 손가락을 빨아들였다. 터치와 결제.
한숨을 돌리고 물을 마셨다. 숨을 가다듬고 에어컨 바람을 잠시 쐬었다. 다른 자리가 있는지 들어가 보았다. 어느새 좌석은 매진이 되었다.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