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문

우물 안 개구리

무한도전

by 박경민


봉선화 핀 우물가에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외침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구리들의 세상은

파랗고 까맣고 둥근 하늘

그곳을 잠시 채우는

구름과 반짝이는 별빛


그중 한 마리

세상 끝을 향해 벽을 오르자

모두들 외쳤다


개굴, 개굴, 개굴


무모하다.

어리석다.

헛된 짓이다.


결국 그는

하늘이 시작되는 곳에 닿아

떨어졌고, 죽었다

다시, 그 울음이 번졌다


개굴, 개굴


그것은 객기였고 만용이었다

넌 이상했고, 우둔했다


... 아니, 넌 대단했다


우물 안으로

봉선화꽃잎 하나

흔들리며 낙화한다



(부제 : 봉선화꽃잎 하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