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용서
처마 끝에 매달린 물방울 하나가
내 손등 위로 똑하고 떨어져 내렸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쪼개진 물방울 하나가
내 손등 위를 몹시도 차갑게 어지럽힙니다.
그리고 작은 물방울 하나가
내 마음에 똑하고 떨어졌습니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마음에 닿아
넘실거리는 파동을 일으키니
내 마음도 그 파동을 따라 출렁이다
사방팔방으로 쪼개어질 듯합니다.
나는 그만 울렁되는 가슴을 안고
급히 당신을 찾아
그 작은 물방울을 함께 지워달라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출렁이는 호수가 끝내 잔잔함을 이루듯,
내 마음도 당신 품 안에서 마침내 고요를 찾습니다.
처마 끝의 매달려 있던 작은 물방울 하나도
언젠가는 호수에 닿아 잠잠해지기를...
아직 처마 끝에 매달려
모진 바람을 견디는
물방울 하나를 바라보며
평온함을 기도해 봅니다.
사진 : pix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