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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문

물방울

치유와 용서

by 박경민


처마 끝에 매달린 물방울 하나가

내 손등 위로 똑하고 떨어져 내렸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쪼개진 물방울 하나가

내 손등 위를 몹시도 차갑게 어지럽힙니다.


그리고 작은 물방울 하나가

내 마음에 똑하고 떨어졌습니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마음에 닿아

넘실거리는 파동을 일으키니

내 마음도 그 파동을 따라 출렁이다

사방팔방으로 쪼개어질 듯합니다.


나는 그만 울렁되는 가슴을 안고

급히 당신을 찾아

그 작은 물방울을 함께 지워달라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출렁이는 호수가 끝내 잔잔함을 이루듯,

내 마음도 당신 에서 마침내 고요를 찾습니다.


처마 끝의 매달려 있던 작은 물방울 하나도

언젠가는 호수에 닿아 잠잠해지기를...


아직 처마 끝에 매달려

모진 바람을 견디는

물방울 하나를 바라보며

평온함을 기도해 봅니다.





사진 : pi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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