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해야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나와 시댁 스토리
우리집과 시댁의 족보는 좀 꼬였다. 나쁜 뜻은 절대 아니고 두 가족이 내가 결혼하기전부터 알고 지내다 보니 겹치는 지인들이 많다는 말이다. 우리 아버님과 우리 이모부는 등산모임을 함께하고 시댁 아주버님은 내 사촌 오빠와 친구고 그 밑에 또 아주버님은 내 또다른 사촌 오빠랑 절친이다. 나랑 오빠(신랑)은 코 찔찔이와 동네 오빠 사이이다. 뭔가 대발이가 나오던 드라마 같은 구성이긴 한데 서로가 서로를 잘 알다보니 좋은점도 있고 나쁜점도 있다. 우리 아버님은 생업으로 인테리어와 페인트를 칠하시는데 이번해에 87세가 되셨다. 그런데 자꾸 일을 하신다. 그리곤 사람들한테는 한없이 후하다. 이해심이 너무 많고 세상 사삼이 모두 딱해서 내속을 마구 뒤집어 놓기도 한다. 참 세상 아버님 같은 사람만 있으면 모두 행복할텐데.. 그래도 요즘 세상 물정 모르는 아버님때매 속상하다.
우리 이모부는 그런 아버님한테 꼭 건물 페인트를 맡기신다. 이유는 아버님처럼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해주는사람이 없어서.. 믿음직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입장차이인거지만..
나는 아버님이 일하는게 좋다. 집에서 맨날 티비보시고 힘없던 옛 모습을 생각하면 아버님이 움직이고 싶을때 움직이는게 나쁜가?? 내가 시댁에서 같이 살때는 아버님 심부름으로 페인트도 곧잘 옮겨드렸는데 분가하고 나서는 차도 없고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버님은 나한테 참 잘해주시는데 나는 그 반에 반도 못하는것 같다.
울 오빠는 아버님 일하는게 너무 싫단다. 먹고 살려고 돈을 벌어야 하는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아들 입장은 며느리 입장과 다르다. 그래도 오빠는 가끔 주말에 아버님이 부르면 아버님 페인트 칠하는데가서 보조 역할을 한다.
어머님은 아버님 일하실때면 마음이 너무 조마조마 걱정이 되시는지 우리집에 전화를 자주 거신다. 아버님이 최근에 옥상 방수페인트를 칠하면서 여름이라 더우니 새벽같이 가서 하시다가 낮에는 집에서 쉬시고 초저녁에 나가서 선선할때 일해서 늦은밤 돌아오시다가 어찌될까 걱정이신거다.
아버님 마음도 이해하고 어머님말씀도 맞고 울오빠 주말에가서 페인트 칠한것은 싫고.. 참 나는 가운데서 고민이 많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는 왜 우리집 족보이여기를 꺼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