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업계 종사자 7인의 대담
넷플릭스가 올 하반기 4편의 신규 예능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OTT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는 건 오리지널 콘텐츠 대비 적은 제작비가 투여되고, 순차적으로 에피소드를 공개해 장기적인 신규 유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가 본격화 되면 콘텐츠가 다룰 소재 역시 다양해 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 웨이브(wavve)
시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던 ‘다양성 예능’이 처음으로 OTT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지난 7월 웨이브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인 <남의 연애>와 국내 최초 커밍아웃 로맨스 <메리 퀴어>를 선보였습니다. 두 예능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남의 연애>는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순위 1위, <메리 퀴어>는 5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콘텐츠 업계 역시 다양성 예능 콘텐츠가 공개되는 현상에 각자 다른 견해를 내고 있습니다. '다름'에 대한 변화된 사회의 시선을 반영한 기획이라는 분석과 퀴어라는 현실과 예능 사이 줄타기가 아직은 어려운 영역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 에디터는 ‘다양성 예능’에 대한 업계 고관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봤습니다.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
*<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 1화를 보고 진행한 대담입니다.
*문화 콘텐츠 관련 종사자 중 다양성 예능의 메인 타겟층인 2030
▶ 쏘 / 에미 / 까좋 / 싱욤 / 재택이 / 엠마스톤 / 날다람쥐
"유잼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 vs "기존 포맷 & 연출 기시감"
쏘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 예능 모두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주변 반응과 매체에 보도되는 내용을 접하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핫한 예능이라고 체감되었어요. 대담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보셨나요?
에미
저는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했는데 같은 'LGBTQ'(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즈젠더) 소재라도 어떻게 풀어야 팬덤을 모을 수 있는지 그 차이가 극명하게 보였어요. 개인적으론 <남의 연애>가 더 재밌고, 다음 편이 기다려지더이다. <남의 연애>는 외모, 설렘, 그들의 사랑을 비난하지 않는 세계관(게이만 모였으니까!)까지 BL 팬덤을 품을 요소들을 잘 버무려 놨어요. 반면 <메리 퀴어>는 우는 부모부터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앞세워 '인간극장' 같은 느낌을 풍겼습니다. <남의 연애>에 비해 올드하게 느껴졌어요.
재택이
저는 오히려 <메리 퀴어>가 단순한 연애 리얼리티에 그치지 않고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깊고, 진중하게 들려주는 것 같아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싱욤
공감해요. <메리 퀴어>는 최근 'BL'로만 한정되고 있는 퀴어 콘텐츠의 저변을 넓혔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들로서 느끼는 아픔과 갈등을 다뤄 진정성을 품었어요. 다만 예능으로서 재미는 부족했고요. 반면 <남의 연애>는 최근 유행하는 연애 리얼리티의 '게이 버전'인 것 외에 새로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출연진들이 가장 큰 장점이었고요. '남자들에게 어떤 남자가 인기가 많을까?'하고 지켜봤는데, 출연자들과 시청자인 제가 같은 눈을 가진 것 같아 흥미로웠어요. 에피소드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성별이 아닌 '사람'으로 봤을 때 상대를 혹하게 하는 매력은 누가 봐도 같구나 싶었어요.
엠마스톤
<메리 퀴어>는 본편을 직접 보진 못하고 '짤'만 봤는데 감정 폭이 더 드라마틱 하고 현실적인 내용이더라고요. 저는 가벼운 연애 리얼리티 쪽이 더 맞는 것 같아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남의 연애>를 시청했습니다. 기존 연애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는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떨까' 공감하며 봤다면, <남의 연애>는 '남자들끼리의 연애는 이런 느낌일까?'라며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자끼리 서로 수줍어하면서 연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모습이 약간은 낯설었지만 보다 보니 귀엽기도 하고.. 같이 보는 친구랑 '꺅꺅' 소리 지르면서 봤어요. 창민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궁금해하면서 다음 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
날다람쥐
저도 <남의 연애>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원래 연애 리얼리티 예능을 좋아하는 편인데, <남의 연애>는 그간의 진행 방식과 전개가 달라 흥미가 더 생기더라고요. 처음 만난 출연진이 둘씩 데이트를 하고, 하루의 마지막에는 호감 가는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등의 방식이 신선했습니다. 처음에는 ‘게이’ 키워드로 흥미가 생겨 봤다면 1회 끝에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로서 기대가 확실히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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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가 나오기 전 '다양성 예능'이란 워딩조차 익숙하지 않았는데, 대담을 진행한 이후 4화까지 공개가 된 현시점에서 주변 반응을 살펴보면(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짧은 시간 사이 빠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 없고, 첫 단추 이후 그다음을 잘 꿰 나가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는 만큼 뜨거운 관심 속 앞으로 다양성 예능이 선사할 다양한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며 대담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