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과 평점 사이
최근 콘텐츠&미디어 업계에서 ‘평론가’가 '새로운 멀티테이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수의 평론가들이 별점 평가와 20자 평 등 전통적 개념의 비평 외에도 GV 모더레이터, 방송 프로그램 출연, 개인 저서 집필, 유튜브 채널 운영 등 활동 반경을 넓히며 활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평론가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평론가는 어떻게 되는 거지?'
✒️ 윤성은 영화 평론가에게 듣는 #그들이 사는 세상
'평론가'의 코멘트는 영화 산업 동향 기사나 작품 관련 에세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처럼 콘텐츠와 문화에 대한 평론을 기사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업력을 쌓기 위해서 평론가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영화 속 의미와 가치를 발굴하고, 대중들과 다양한 형식으로 소통하고 있는 윤성은 평론가를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평론가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글쓰기에 한정된 전통적인 평론가의 역할만 고려한다면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예전에는 글(text)로만 하던 평론을 이제는 '평설', 그러니까 말(speech)로 하기도 하죠. TV, 유튜브 콘텐츠 등 평론가가 활동할 수 있는 매체의 범위는 넓어졌지만, 이런 매체를 통해서 비전문가도 평론가와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정통 평론가는 멸종되고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은 클래식 등을 평론할 때는 비평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죠. 그에 비해 영화는 쉽게 접하고, 논할 수 있는 '대중 콘텐츠’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 비평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각자의 상황, 배경, 세대, 전문 분야 등에 따라 같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천차만별이고 그에 따라 비평 또한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평론가가 될 수 있나요?
▶ 평론가의 ‘자질’을 이야기한다면 비평을 글로 옮길 수 있는 '기본 글쓰기 능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영화를 많이 보는 것은 그다음 문제이고요. 정통 비평가로서 지적 가치를 텍스트화하여 그 의미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어야죠. 반면 ‘제도적인’ 측면으로 말씀드리자면 대표적으로 비평 공모전에 입상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한국 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영평상’에서 신인 평론상을 수상해 데뷔했습니다. 최근에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등과 같은 문학 잡지사들이 평론가 공모전을 지원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신인 평론가 데뷔 창구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생기고 있습니다. 또는, 한국 평론가협회 소속의 100여 명의 평론가에게 추천받아 심사받고 평단에 오르는 일도 있죠.
그렇다면 협회에 소속이 되어야만 ‘평론가’라고 불릴 수 있는 건가요?
▶ 요즘에는 영화 유튜버들이 평론도 하고, 평론가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면서 평론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확장됐죠. 따라서 반드시 협회에 소속이 되어야 한다고는 말하긴 어렵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블로그에 영화 비평을 하는 분들도 평론 활동을 한다고 볼 수도 있고요. 소속과 활동 매체보다는 평론가로서 '양질의 글'을 선보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평론가를 '직업'으로 받아들이려면 원고료 등 작성한 평론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겠죠. 돈을 지급할 가치를 지닌 평론을 쓸 수 있을 때 '전문 평론가'라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평론’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평론가는 ‘이 영화를 봐라’, 혹은 ‘보지 마라’ 라고 정의 내리는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일반 관객이 미처 놓치고 지나간 영화의 특징과 의미 등을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짚어주며 풍성한 영화 보기를 돕는 일종의 '도우미' 같은 역할을 하는 직업이죠. 세상에 쉽게 만들어지는 영화란 없습니다. 모든 영화는 여러 사람의 치열한 고민과 시련 속에 탄생합니다. '망작'이라 불리는 영화들까지도요. 그런 작품 속에서도 미덕과 진심을 발굴하고 알리고, 언뜻 완벽하게만 보이는 영화에서도 결핍을 발견해 꼬집을 줄 아는 '평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평론가라는 직업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 글로 쓰는 평론이라는 단일 활동만으로는 수입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10년 전과 비평의 원고료가 변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와 별개로 평론가라는 직업의 존재는 결국 '콘텐츠의 다양성'과 궤를 같이합니다. 과거 중국 5세대 감독들에게 열광하고, 영화 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이 외국에서 수상을 이어가던 시절에는 비평과 해석의 여지가 있는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타인의 해석을 궁금해하는 관객이 많았고, 비평을 위한 충분한 지면이 확보되었고요. 즉, 상대적으로 해석의 여지가 적은 블록버스터 영화에 편중되지 않고 중저예산 및 독립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지원과 개봉이 이어져야 평론가라는 직업이 더욱 가치 있고 단단해진다고 생각해요.
'월간NEW스레터'는 콘텐츠 미디어 그룹 NEW의 커뮤니케이션본부가 발행하는월간지입니다.
8월호가 궁금한 (여기)를 눌러 전문을 확인해 주세요.
월간NEW뉴스레터를 (구독) 하시면 매월 마지막 주 콘텐츠/미디어 업계 소식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간 발행된 뉴스레터를 확인해 보실 수 있는 (링크)도 공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