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뉴스레터#2 봄동, 호박잎의 계절을 기다리며

- 에디터 j의 큐레이션

by 제이미

느릿느릿뉴스레터#2 봄동, 호박잎의 계절을 기다리며

- 에디터 j의 큐레이션



봄에는 봄동, 여름에는 호박잎,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굴.


1인 가구로써 제철 음식을 매번 챙겨 먹기 여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그래도 마트나 시장에서 건강한 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가끔 밥상에서 계절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매주 1번, 서울 곳곳을 돌며 농부와 수공예가가 운영하는 "농부시장 마르쉐"에 다녀온 후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동네마다 열리는 작은 시장을 꿈꾸는' 마르쉐는 혜화, 인사, 서교 등 서울의 주요 동네에서 농부시장과 채소시장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입니다. 특이한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인데요.


자신 있게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는 농부분들의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안전한 재료로 맛있게 만든 잼이나 페스토 등 건강한 식재료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절로 흐릅니다. 장을 보려고 방문한 손님, 트렌디한 시장 문화를 즐기는 2-30대 등 각양각색의 이용객이 드나드는 시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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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르쉐 시장에 가면 주로 제철 재료에 눈독을 들입니다. 1년 중 최고의 맛을 낼 수 있고, 몸에도 좋은 귀한 재료지만 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거든요. 작년 여름에는 운 좋게 마지막 하나 남은 호박잎을 사서, 찜기에 돌린 후 쌈밥에 강된장을 곁들여 먹었습니다. 이번 봄에는 봄동으로 나물과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어요. 봄동 나물, 밥, 참기름만 있으면 맛있는 한 끼가 뚝딱 완성됩니다.

자취 10년 차인 저에게는 이런 밥상을 차린다는 것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나'를 위한 건강한 밥상을 처음 대접해 본 터라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봐요. 매번 돌아오는 계절마다, 기다리는 식재료와 음식이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을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듯 기다림의 미학을 조금 더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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