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혁 May 21. 2018

1.05와 0.95의 원리

시간을 타고 흐르는 꾸준함

유서 깊은 고택의 기품, 몇만 년을 걸쳐온 유적, 오랜 시간을 공들인 예술 작품 등 유한하고 저장할 수 없는 시간을 바쳐 만들어낸 결과물은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증명해왔다. 이처럼 시간을 타고 흐르는 꾸준함이 만드는 결과는 실로 놀랍다.


내가 규칙적으로 지키고 있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일 테다. 새벽녘에 전달된 이메일을 보고 회신하며,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관련한 코드를 작성하고, 이따금씩 잡혀있는 대내외 미팅에 참석하는 일들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꽉 찬 3년이 지나고 4년 차에 접어든 우리 회사에서의 시간은 2015년 이래로 나 자신에게 참 많은 변화를 일으켜왔다.


나는 폴라리언트에서의 시간으로부터 무엇을 배웠고 어떠한 것이 변했을까?


목적이 명확한 ‘일’을 하게 되다.


첫 사회생활을 내가 창업한 회사에서 시작했고, 그것도 대표이사로 시작하다 보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다. 보고 배우는 대상이 되는 사수가 없었기 때문에 일로서 만난 사람들의 대응 및 반응으로부터 학습했다. 이메일 보내는 법, 보도자료 내는 법, 미팅 주선하고 업데이트하는 법 등 시간과 자본의 명확한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일을 하는 법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다. 이 방법들의 대부분은 뚜렷한 목적을 해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을 확보하고 노력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목적이 명확한 일을 할 수 있었다.


일에서 제일 무서운 이야기 ‘아쉬운 소리’ 임을 깨닫다.


시장을 개척하고 신기술을 설득하는 내 업(業)의 특성상 설득을 위한 갖가지 노력을 다해왔다. 설득의 대상이 대중부터 수많은 기업의 실무담당자들까지 다양했었고 상대에 따라 철저한 논리 개발은 물론이거니와 감정적 포인트를 집어내는 프레젠테이션까지..  그중에서 나 스스로 변화하고 배웠던 것은 '일'에서 제일 무서운 이야기는 '아쉬운 소리'라는 사실이다. 덩치 크고 목소리가 큰 회사일지라도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입장의 회사라면 협상력을 가져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험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꾸준함으로 인한 성장세 vs 못 미침의 무서움


우리 회사의 투자자이자 기술 스타트업 업계의 구루(guru)와 같은 분이 사석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1.05의 12 제곱은 약 1.79이다 그리고, 0.95의 12 제곱은 약 0.54이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개인이든 회사이든 그리고 어떤 지표(metric)이든 상관없이 직전 달에 5% 정도가 매달 성장한다면 그 개체는 1년이 지나면 무려 2배가량(뻥 좀 덧붙여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5%의 못 미침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1년 새 반토막이 난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성장의 뒤편에는 시간을 타고 흐르는 꾸준함이 있다는 사실과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못 미침도 예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그 사이 아주 작은 공간에 서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1.05와 0.95 사이 작은 공간에 있다.


아직도 여정에 서있는 여행자로서 끊임없는 환란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낙천주의를 밑바탕 삼아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맺힌 풍성한 과일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원글은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