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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혁 Aug 10. 2015

화폐와 기술 (2)

기술의 가치 유지성과 화폐 통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앞선 글에서 화폐의 정의 및 성질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발전해온 국제 통화체제의 변천사에 대해 다루었다. 

본 텍스트에서는 '기술' 자체가 화폐와 돈의 역할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과연, '기술'이 과연 '화폐'가 될 수 있을까? 좀 더 나아가 '돈'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화폐가 가져야 하는 특성을 만족하고 더 나아가 돈이 만족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즉, 휴대성, 내구성, 분할성, 대체 가능성에 해당하는 화폐의 성질과 함께 일정 기간 동안의 가치유지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사실 '기술'이라는 것은 개념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례 중 이를 만족하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이 화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위 조건에 부합하는 기술의 예시를 탐구해보기로 하자. 


먼저 휴대성과 내구성이 있는 기술의 예시를 찾아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고 그 것이 내구성이 존재해야 하므로 스마트폰에 존재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다. 디바이스 별로 가지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저편 어딘가에 존재하는 서버에 데이터를 지닌다면 내구성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분할성과 대체 가능성은 어떠할까?

똑같은 가치로 분할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떻게 본다면 회계가 가능한 숫자로 표현이 가능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가치 평가가 수치화되어 정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대체 가능함은 기술을 통해서 교환 혹은 거래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관련한 플랫폼이 함께 형성되어야 하고 이를 쓰고 채택해야 하는 곳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가치가 숫자로 표현되며 스마트폰에서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되며 이와 관련한 플랫폼이 함께 제공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왠지 익숙한 기술이 떠오르지 않는가?

필자의 경우에는 '이거 비트코인이잖아!'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블록체인 기반에 숫자로 표현되는 화폐 그리고 서버 방식이 아니지만 P2P 방식으로 모든 디바이스에 거래가 브로드 캐스팅되는 기술.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이었던 것이다.


화폐인 것은 우리가 동의한다고 해도 과연, 이 것이 오랜 기간 동안의 가치유지성을 보장하며 '돈'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은 아직 미지수이다.

http://www.coindesk.com/price/

코인데스크의 BPI(Bitcoin price index)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은 2013년 12월 $1,147.25에 해당하는 최고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세이며 현재 $230 ~ 280 사이에서 진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혹자는 화폐의 거품이 꺼진 이후 이제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세계 유수의 벤처캐피털에서는 본 기술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가치유지성 측면에서 과연 얼마나 꾸준함과 안정성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새로운 화폐의 가능성에 가장 큰 관건인 듯하다. 아무래도 최근 들어서 비트코인 보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활용처의 폭발적 증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를 돌파하거나 혁신적인 큰 계기를 일으킬만한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이러한 이벤트를 혹자는 IoT의 혁신적 도래라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데이터 화폐의 역할을 공고히 하여 기존에 제기된 통화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령,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라던가 경제 버블을 컨트롤할 수 있는 화폐의 평가절하/절상 시스템을 고안하는 방법 말이다. 


필자는 엉뚱하지만 기술 계층도에 따른 가치 산정을 고안해보았다. 인터넷 서비스와 기술의 스택을 인프라 별로 구분할 수 있다면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 기술 혹은 기능에 시장 가치의 산정을 꾀하고 이를 비트코인과 같은 데이터 화폐에 대응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기사', 'Tmap'과 같은 내비게이션의 서비스를 가치 산정한다면 이에 가장 기본이 되는 지도 제작 기술, 더 내려가서는 위치 인식 기술과 같이 기술 스택의 기준을 산정하고 가장 밑단의 기초적인 기능과 기술에 데이터 화폐를 통해 가치를 고정시키고 이를 더해나가면서 가치 산정을 하는 것이다. 만약에 유동성 확보와 경제적 활발함을 일으켜야 한다면 기초 기술에 대한 가치를 훨씬 더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혹은 그 반대로 조절한다면, 유동성 있는 새로운 통화 체제가 데이터 화폐를 활용하여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게 실현된다면 국제 기술 표준 협의체들의 기능이 경제 및 금융까지 뻗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화폐와 돈이 만족해야 하는 성질을 통해서 알아본 기술의 화폐 활용 가능성 그리고 그 예시가 될 수 있는 비트코인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화폐를 활용할 수 있는 통화 체제에 대해서 필자의 생각을 간략히 다루어보았다. 너무 급진보적이고 큰 담론을 제기하는 글이지만 어쩌면 이러한 아이디어가 데이터 화폐와 새롭게 다가올 통화체제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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