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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환 Sep 07. 2020

"회원님에게 꼭 맞는 채용공고를 찾았어요."

나와 회사는 찰떡궁합인 걸까?

지난 금요일, 부서에 인력이 필요해서 모 채용서비스에 회사 계정으로 채용공고를 올렸다.


올리면서 오랜만에 개인 계정으로 들어가 보니 10년이 넘은 사진이 올라가 있고, 이력도 몇 년 전 것이 마지막이라 최신 내용으로 업데이트를 해 두었다.

가끔 뭐 하느라 늙어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에는 내 이력서를 업데이트 해 둔다.

그러는 과정에 설정이 좀 수정되었는지 이후부터 추천 채용공고가 알람으로 온다.

이직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한 번 정도 오는 알람이라면 놔둬도 되겠다 싶어서 놔두었다.




'회원님에게 꼭 맞는 공고를 찾았어요. (주)OOOOO 웹&모바일 서비스 기획 ...'


오늘 아침, 알람을 확인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이름의 회사 채용공고가 추천되어 있었다.

'(주)OOOOO'는 우리 회사다.

시스템이 내가 올린 채용 공고를 나에게 추천한 것이다.


물론 회사 계정이랑 개인 계정은 다르기 때문에, 시스템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재직 중인 직장명이나 과거 다녔던 회사명은 한 번쯤 매핑해보고 걸러서 보내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아니면, 알고리즘이 너무도 정확해서 지금의 회사가 나와 찰떡궁합이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 15~39세의 국민들에게 이직 사유에 대해 물었더니,

'더 나은 보수·복지를 위해(48.6%)'가 가장 많았고, '더 나은 근무환경(16.2%)', '더 나은 안정성(11.3%)', '개인발전·승진(10.4%)'으로 응답한 사람들이 그 뒤를 이었다.


<국가통계포탈>에서 '이직 사유'로 검색해서 확인해 보았다


내 경험상 주변에서 이직하는 사람들을 보면 연봉을 더 받기 위해서가 물론 가장 많았고, '회사가 싫어서'가 두 번째가 아닌가 싶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위 설문의 '더 나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연봉을 높여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이직을 결정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끔은 좀 안타까울 때가 있다.

상사, 동료, 문화, 정책 등 본인과 딱 맞는 회사는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문제로, 일종의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이직이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참아가며 회사를 다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바꿔보기 위한 노력을 한 번이라도 해보고, 그래도 바뀌지 않고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그때 회사를 옮겨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표를 바꿀 수는 없는 것처럼, 한 명의 직원이 바꿀 수 있는 것들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찾아보면 의외로 본인이 결정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여 회사와 개인이 서로 Win-Win 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는 여지는 많다.


피하고 싶은 상사나 동료가 있는 직원의 부서이동, 혹은 나의 부서 이동, 사전 휴가 결재를 올리는 제한 기간이 너무 긴 점, 사내 회의실 예약 방식 등, 떠올려보니 나도 무언가 회사와 나에게 변화를 주려고 했던 점들이 수없이 많은 것 같다.

그나마 이러한 부분들이 잘 받아들여지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내가 올린 회사 채용 공고를 나에게 추천해주는' 상황이 된 걸 지도 모르겠다.




한편 모 회사 평판 사이트에서 나와 회사의 궁합을 본 적이 있는데, 45%가 나온건 회사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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